오세훈 측 "여론조사 의뢰·대납 요청한 사실 없어"…1심 판단 정면 반박
강철원·김한정 측도 사실오인 주장…공소사실 특정·직접 증거 부족 지적
증인 6명 채택하고 10월 2일 변론종결 검토…23일 전후 선고 전망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21일 열렸다. 오 시장 측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이날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 등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1심에서 인정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원심의 선고형이 가볍다며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주위적으로, 양형부당을 예비적으로 주장하며 원심 판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맞섰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고, 김한정이 명씨에게 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오 시장이 알지도 못했다"며 "대납을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인정과 판단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은 기록과 판결문을 검토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 부분만 상세히 살펴봐도 1심 판결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가 오 시장을 만나기 전부터 국민의힘 지도부와 관계를 맺고 여론조사를 해왔으며, 오 시장은 재판 과정에서 뒤늦게 이를 알게 됐다는 입장도 밝혔다. 오 시장이 명씨를 직접 만나본 뒤 신뢰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해 거리를 뒀고,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역시 명씨가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멀리했다는 것이다.
김한정씨의 독자적인 행동이었다는 주장도 거듭 제기됐다. 오 시장 측은 김씨가 오 시장의 정치적 후원자로서 여론조사 추이를 확인하고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을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를 오 시장이 알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확인할 핵심 쟁점을 직접 제시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1월께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는지, 오 시장이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는지 등을 주요 쟁점으로 짚었다.
강 전 부시장 측도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들었다. 강 전 부시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공소사실이 제대로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됐다는 주장을 1심부터 해왔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라면 어떤 여론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의뢰했고 비용이 어떻게 정치자금으로 제공됐는지 구체적으로 특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기소 범위에 포함되는지도 다시 다퉈야 한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한정씨 측도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및 비용 대납 요청과 김씨의 행동 사이를 직접 연결하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김씨가 오 시장을 지지하고 응원해온 사실과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것만으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하도록 요청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반면 특검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며 맞섰다. 특검은 여론조사 실시 경과와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여론조사 자료, 김씨의 비용 대납 내역, 메시지와 녹음자료 등을 종합하면 오 시장이 강 전 부시장과 공모해 명씨에게 여론조사 10회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여론조사와 관련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해당 부분도 유죄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무죄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범행 기간과 액수 등이 늘어나는 점과 범행 목적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가볍다며 양형부당도 항소 이유로 제시했다.
특검은 이에 "1심 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해달라"며 "1심과 같은 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2200만원을 구형했다.
앞서 1심은 명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 총 2100만원 상당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와 김씨의 비용 대납을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강 전 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와 김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까지 네 차례가량 기일을 진행한 뒤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선고 예정은 10월23일이다.
오 시장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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