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월 100시간 근무 허용하는데 韓은 요지부동…노동 경쟁력 약화 우려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6.08.21 10:39  수정 2026.08.21 10:46

월 45시간 이내 잔업 제한 일률 규제 완화

규제 해소하는 日 vs 주 52시간에 갇힌 韓

일본 정부가 내달부터 월 45시간을 기준으로 적용해 온 잔업 규제를 완화한다. 반면 한국은 주 52시간제에 갇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다음 달부터 시간 외 근로(잔업)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AP/뉴시스

현재 일본 노동기준감독서는 노사 합의를 통해 월 100시간 미만(휴일근로 포함)까지 시간 외 근로가 가능한 기업에도 가급적 잔업을 월 45시간 이내로 억제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월 45시간 이내의 시간 외 근로를 허용하는 노사협정을 체결한 기업은 전체의 약 50%다. 이 가운데 70%는 월 100시간 미만까지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특별 조항'을 협정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완화되면 이들 기업은 초과근무를 월 100시간까지 사실상 허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완화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등 경제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경제계는 일률적인 잔업 규제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주장해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취임 뒤 노동시간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후생노동성은 특별 조항을 통해 월 100시간 미만의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기업에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잔업은 억제해야겠지만 필요한 때에는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잔업 규제 완화가 시간 외 노동을 줄이려는 기업의 의지를 약화시켜 '일하는 방식 개혁'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과거 명문 도쿄대를 졸업한 뒤 일본 최대 광고 기획사 덴쓰에 입사한 20대 직원이 월 105시간에 달하는 초과근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일본은 2018년 일하는 방식 개혁법을 도입해 초과근무 시간을 최대 월 100시간, 연 720시간으로 규제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노동 개혁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실제 근무 시간과 상관없이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는 재량근로제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현재 주 40시간을 기본으로 하면서 연장근로를 포함해 법정 근로시간을 원칙적으로 주 5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일본이 잔업 규제 완화에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국의 주 52시간제가 기업의 노동시간 활용을 제약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주 52시간에 갇힌 한국', '52시간 덫'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일본과의 제도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