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슈랑스, 외국계 쏠림의 늪에서 '소비자 선택 채널'로 거듭나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8.21 07:07  수정 2026.08.21 07:07

규제 완화에도 카드슈랑스는 판매 부진과 외국계 쏠림

TM 중심 판매서 생활밀착형 디지털 보험 채널 전환이 바람직

가격 비교와 맞춤 보장 강화해 소비자 후생 제고에 주력해야

카드슈랑스가 규제 완화에도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판매채널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연합뉴스

카드슈랑스는 규제 완화에도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정 보험사 판매비중 제한을 완화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외국계 보험사 상품 쏠림이 심화되고 카드사·국내 보험사·소비자 모두가 기대할 만한 채널 경쟁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제 논의의 초점은 단순한 판매한도 완화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더 싼 보험료와 적합한 보장을 제공하는 판매채널 혁신으로 옮겨가야 한다.


카드슈랑스는 신용카드사가 보험대리점으로서 텔레마케팅(TM), 디지털 접점 등을 활용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2005년경 본격화돼 2012년에는 약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했지만, 이후 보험사별 판매 비중 규제와 채널 환경 변화 속에 빠르게 위축됐다.


과거 특정 보험사 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팔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25% 룰’은 시장 참여 보험사가 많지 않은 카드슈랑스의 현실과 충돌했다.


팔고 싶은 상품이 있어도 한도에 걸리고,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도 제공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금융당국은 올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카드사의 TM 보험 모집에서 특정 보험사 판매비중 한도를 기존 50%에서 75%로 높였다.


다만 카드사와 계열관계에 있는 보험사 상품은 50% 한도를 유지했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판매제약을 줄이려는 조치였지만, 결과는 기대와 다소 다르다.


규제 완화에도 카드슈랑스의 회복세는 뚜렷하지 않다. 전업카드사 7곳의 올해 4월 기준 누적 모집액은 생명보험 약 31억원, 손해보험 약 38억원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의 ‘활성화’보다 특정 보험사로의 ‘쏠림’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카드슈랑스 판매에서 외국계 보험사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규제 완화의 혜택도 이들 보험사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는 전속 설계사 조직이나 대형 GA 채널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TM을 핵심 판매채널로 활용해 온 외국계 보험사들이 카드사 고객 접점과 더 쉽게 결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규제를 완화했지만 다양한 국내외 보험사가 가격과 보장으로 경쟁하는 시장이 형성되기보다, 기존 TM 역량이 강한 일부 외국계 보험사 중심의 판매구조가 강화된 셈이다.


유럽 보험시장에서는 항공권 구매 때 여행보험을 제안하는 식의 ‘임베디드 보험’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보험감독기구(EIOPA)는 방카슈랑스, 전자상거래 부문을 보험의 교차판매가 활발한 영역으로 꼽는다. 이는 보험을 무조건 덧붙여 파는 방식이 아니다.


여행 과정에서의 수하물 보장, 전자제품을 살 때 파손·연장보증, 렌터카를 이용할 때 단기 운전자 보장을 제시하는 식이다.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바로 그 시점에 간결한 상품을 제안하고, 비교·설명·해지·청구를 디지털로 연결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영국의 경우에도 보험사는 은행뿐 아니라 소매 브랜드, 비교 플랫폼, 전문 중개사 등 다양한 제휴 유통망을 활용한다.


감독 당국은 보험사별 주요 판매 브랜드와 유통관계를 공개해 시장 감시와 책임소재를 분명히 한다.


채널 다변화는 단지 판매량을 늘리는 수단이 아니라 가격 비교를 촉진하고, 소비자의 이동비용을 낮추며, 상품 혁신을 압박하는 경쟁 인프라다.


우선 카드슈랑스를 TM 중심 사업에서 디지털 보험 플랫폼형 채널로 바꿔야 한다.


카드 앱에서 소비자가 보험료와 보장내용, 갱신 조건, 면책사항, 해지환급 여부, 동일·유사보험 가입 여부를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카드사는 고객의 동의 아래 생애주기와 거래 맥락을 활용해 필요한 보장을 추천하되, 추천의 근거와 수수료 구조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다음으로, 보험상품을 생활밀착형 소액·단기 보험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해외여행 결제 시 여행보험, 공연·항공권 구매 시 취소보장, 자전거·킥보드 이용 시 상해보장 안내처럼 카드 결제 상황과 위험을 연결할 수 있다.


카드슈랑스는 외국계 보험사에만 유리한 틈새 채널로 남을 이유가 없다.


카드 결제라는 일상적 접점, 디지털 플랫폼 역량, 폭넓은 고객 기반을 소비자 편익으로 전환한다면 보험 유통의 경쟁을 촉진할 잠재력은 충분하다.


해법은 판매한도 숫자를 다시 조정하는 데 있지 않다. 가격은 낮추고, 비교는 쉽게 하고, 보장은 생활 가까이 두며, 데이터 활용의 책임은 무겁게 지는 카드슈랑스 확산은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길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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