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기은·수은 노조, 지방이전 저지 첫 공동집회…“정책금융 특수성 무시”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8.12 08:21  수정 2026.08.12 08:22

3대 국책은행 노조 첫 공동행동…주최 측 추산 2000여명 집결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거론에 반발…“졸속 이전 불가”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다음달 초 파업 가능성도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옆 의사당대로에서 한국산업은행지부, 기업은행지부, 한국수출입은행지부가 주최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깃발 입장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동조합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반대하며 처음으로 공동 행동에 나섰다.


정책금융기관의 역할과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지방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 산은·기업은행·수은 노조는 전날 오후 7시께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 의사당대로에서 약 70분간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3개 국책은행 노조가 지방 이전 문제를 놓고 공동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최 측은 산은 약 900명, 기업은행 약 800명, 수은 약 350명 등 총 2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3대 국책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국토연구원과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 350여개 공공기관의 개별 이전 예정지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국책은행을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으로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업·산업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금 공급과 금융 지원을 수행하는 정책금융기관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준 산은지부 위원장은 “지난 윤석열 정부 때 남들이 다 포기하려 했을 때 우린 물고 늘어지고 가열차게 투쟁해 승리를 점했다”며 “끝까지 마지막까지 버티자”고 말했다.


산은은 윤석열 정부에서도 부산 이전이 국정과제로 추진됐지만 결국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직원 이탈과 노사 갈등 등 상당한 내부 진통을 겪었다.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노조 간 합의문을 거론하며 “단순한 약속 파기가 아니다”라며 “도리, 이성, 신뢰, 과학적 근거 모두 부정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정은주 수은지부 위원장은 “정책금융의 최전선에서 산업을 육성하고 금융 사각을 메우고 국가 위기 상황의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국민성장펀드와 첨단전략산업기금 등 대규모 정책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수은은 수출기업과 경제안보 관련 금융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3개 노조 간부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이전 정책에 단호히 맞서고 대한민국 정책금융의 미래를 반드시 지켜낼 것을 엄숙히 결의한다”고 밝혔다.


지방 이전을 둘러싼 노정 갈등은 향후 금융노조 차원의 쟁의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주 4.5일제와 임금, 지방 이전 등을 안건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 결과 등에 따라 다음달 초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