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플라스틱 ‘따로 관리’ 안 된다…미생물막이 표면 산화 촉진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07.29 08:45  수정 2026.07.29 08:45

KAIST, 초기 풍화 원리 규명

연못 시료로 42일간 생태계 모사

실제 하천·호수 후속 검증 계획

녹조 현상을 인위적으로 일으킨 조건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 간 달라진 플라스틱 생태계ⓒKAIST

녹조가 발생한 물에서 비닐봉지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의 표면 산화와 균열이 빨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연구진은 수질오염과 폐플라스틱을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AIST는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이 녹조를 유도한 생태계 모사 실험을 통해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의 초기 풍화가 촉진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KAIST 캠퍼스 오리연못에서 채취한 담수 시료로 미니 생태계를 만들고 LDPE 필름을 넣었다. 빛과 영양염을 조절해 부영양화 환경을 만든 뒤 42일 동안 플라스틱 표면의 미생물막과 미생물 군집, 유전자 변화를 분석했다.


부영양화 조건에서는 남세균과 유기물을 먹이로 삼는 종속영양세균이 함께 늘면서 플라스틱 표면에 더 두꺼운 바이오필름을 형성했다. 미생물이 서로 붙거나 플라스틱 표면에 정착하도록 돕는 세포외고분자물질을 만드는 미생물도 증가했다.


플라스틱 산화와 초기 분해에 관여하는 알케인 하이드록실레이스, 구리 산화효소, 에스터레이스 등의 유전자를 가진 미생물도 부영양화 조건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특정 미생물 한 종이 아니라 광합성 세균과 일반 세균으로 구성된 미생물 생태계가 변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적외선 분광기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LDPE 표면에서는 산화 반응의 흔적인 하이드록실기와 카보닐기가 늘었다. 잔금 형태의 미세 균열과 표면 풍화도 대조군보다 많이 관찰됐다.


이번 실험이 확인한 것은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실제 발생량이 아니라,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지기 쉬워지는 초기 풍화 단계다. 연구팀은 실제 하천과 호수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및환경공학과 김영주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에 게재됐다.


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오염과 녹조를 각각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환경 문제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후변화로 녹조가 더욱 빈번해지는 만큼 수질 관리와 폐플라스틱 관리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인 환경관리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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