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원전 최종 조건…“이스라엘 손잡아야”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7.23 22:55  수정 2026.07.24 08:08

민간 원전 협정도 아브라함 협정 가입이 전제…중동 재편 압박 노골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에서 최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즉 아브라함 협정 가입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와의 민간 원자력 협력은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 협정은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동에서 더 많은 국가가 이스라엘과 평화를 이루기를 원한다"며 "사우디의 참여는 그 과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체결된 중동 외교 정상화 합의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이후 모로코와 수단 등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며 참여했다. 그러나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논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사우디가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한 직후 나왔다. 협정은 미국 기술을 활용한 원전 건설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로이터는 이번 발언이 원자력 협력을 단순한 에너지 사업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를 압박하는 외교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자지구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국내외 여론을 감안해 관계 정상화에 쉽게 나서기 어려운 만큼, 원자력 협정과 아브라함 협정을 연계한 구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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