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먹구름'…고금리 장기화 속 은행 부실 확대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7.23 07:07  수정 2026.07.23 07:07

원화대출 5월 연체율 0.67%로 급등

중소기업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 '비상'

"3분기엔 신용위험 더 커진다"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이 더 악화되고 있다.ⓒ연합뉴스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국내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K자형 성장'으로 일부 산업군의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기업과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은행의 부실채권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건전성 지표가 더욱 악화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권의 하반기 실적 및 리스크 관리 부담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총액은 13조6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8.0%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은 은행 대출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하며, 은행 자산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문제는 2분기 들어서도 이러한 부실 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67%로, 지난 4월 대비 0.06%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16년 10월(0.81%)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1% 선을 넘어서며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자산 건전성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처럼 전체 연체율이 급등한 배경에는 내수 침체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기업대출 부실이 자리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가리지 않고 대출 연체가 전반적으로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5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00%를 기록해 2015년 5월(1.11%)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이후 은행들이 영업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대출,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 공급을 공격적으로 늘린 점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계 상황에 다다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하면서 부실이 연쇄적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대기업대출 역시 안전지대로 볼 수 없다. 5월 말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7%로 한 달 전보다 0.05%p, 1년 전과 비교하면 0.12%p 각각 상승했다.


이는 2021년 9월 말(0.28%)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대내외 경영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대기업의 자금 사정까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건전성 악화 흐름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3분기에도 기업과 가계 모두의 신용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부문은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와 높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 부문 역시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누적되면서 신용위험이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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