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저전력 기술 앞세워 스마트폰·웨어러블까지 확대
삼성D, 최대 1600니트 노트북용 패널 본격 공급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고휘도·장수명·전력 효율 경쟁
LG디스플레이 임직원이 탠덤WOLED의 '색/밝기 정확도'를 측정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개인 기기 안으로 들어오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전력 효율이 새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연산에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 만큼 화면이 사용하는 전력을 줄여 제한된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유기 발광층을 여러 겹으로 쌓아 밝기와 수명, 전력 효율을 높인 '탠덤 OLED'를 앞세워 AI 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노트북용 제품의 상용 공급을 확대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적용 범위를 스마트폰과 웨어러블까지 넓힌다는 방침이다.
최영석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6' 기조연설에서 "AI 연산 시 전력 소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력 효율화가 중요해졌다"며 "디스플레이 소비전력을 줄이는 것이 AI 시대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CTO는 최근 AI 진화가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연산하는 클라우드 중심에서 스마트폰과 PC가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로도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개인 맞춤형 AI가 일상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앰비언트 AI'로 발전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핵심은 전력 소모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에서 AI 기능을 구동하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연산 장치가 사용하는 전력이 늘어난다. 배터리 용량과 발열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AI에 전력을 더 배분하려면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품의 소비전력을 낮춰야 한다.
최 CTO는 "온디바이스 AI를 구동하면 AP가 많은 전력을 사용하지만 디스플레이 역시 기기 전체 전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AI에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려면 다른 부분의 전력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탠덤 OLED를 해법으로 앞세우고 있다. 이는 하나의 유기 발광층을 사용하는 기존 싱글 스택 OLED와 달리 적·녹·청 유기 발광층을 두 개 이상 쌓은 구조다. 적층된 발광층이 함께 빛을 내기 때문에 같은 밝기에서는 더 적은 전류로 구동할 수 있다. 유기물의 열화를 늦춰 수명을 늘리고, 동일한 전류에서는 더 높은 밝기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탠덤 OLED는 기존 싱글 스택 OLED보다 수명을 2배 이상 늘리고 소비전력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OLED 소비전력 효율은 약 40%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에서 줄인 전력을 AI 연산에 활용하면 실제 기기 사용시간도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측정 결과에 따르면 탠덤 OLED를 적용했을 때 온디바이스 AI 연속 사용시간은 2.6시간에서 3.9시간으로 약 50%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 적용 범위를 TV와 모니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태블릿에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 CTO는 "앞으로 탠덤 OLED를 기존 중·대형에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 모든 제품군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탠덤 기술을 얼마나 차별화하고 최적화해 대규모로 양산할 수 있느냐가 디스플레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용 탠덤 OLED의 상용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제 비디오 전자공학 표준협회(VESA)의 고휘도 인증 등급인 '디스플레이HDR 트루블랙 1400'을 충족하는 패널을 글로벌 PC 제조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노트북용 탠덤 OLED는 패널 기준 최대 1600니트의 밝기를 구현한다. 기존 단일 발광층 OLED의 최고 휘도인 1100니트보다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인 노트북 사용 환경에서는 수명도 기존 싱글 스택 OLED보다 2배 이상 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탠덤 구조와 함께 새로운 유기 재료를 적용해 휘도와 수명 성능을 높였다.
해당 패널을 적용한 레노버의 16형 노트북 '요가 프로 9i 아우라 에디션 11세대'는 이달 트루블랙 1400 인증을 획득했다. 에이수스와 델 테크놀로지스, MSI 등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연산 성능뿐 아니라 배터리 사용시간과 발열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술 경쟁도 화질을 넘어 전력 효율과 구조 혁신으로 확대되고 있다. 탠덤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양산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당분간 AI 기기용 OLED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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