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연구팀, 359명 분석해 최적의 수술 범위 규명
1기선 림프절 안 떼도 생존율 비슷… "무조건적 절제 제동"
(왼쪽부터) 김홍범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김형석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담낭암 절제 범위를 최소화하면서도 환자의 생존율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수술 기준이 마련됐다. 앞으로는 안정적인 치료 효과를 거두면서도 과도한 절제를 피해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담낭암 치료의 지형이 바뀔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김홍범·김형석 교수 연구팀은 8일 외과 분야 세계 최상위 학술지인 '국제외과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최근호에 담낭암의 최적 수술 범위와 관련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T1·T2기 담낭암 환자에서 림프절과 간의 절제 필요성을 최소화해도 장기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했다.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점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예후가 매우 나쁜 암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9%에 그친다. 생존율이 90%를 웃도는 갑상선암이나 유방암과 비교하면 최하위권 수치다. 발생 자체가 드문 데다 예후까지 나빠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도 쉽지 않았다.
암이 점막이나 근육층에만 머문 1기(T1) 담낭암은 그동안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남겨둔 림프절에서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행 지침도 최소 6개 이상의 림프절 제거를 권고한다.
그러나 연구팀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받은 T1·T2기 환자 359명을 분석한 결과는 달랐다. T1 환자 118명 가운데 림프절 절제를 시행하지 않은 군과 시행한 군의 5년 생존율은 각각 86.6%와 87.0%로 유사했다. 광범위 림프절 절제가 모든 T1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형석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T1 담낭암에서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광범위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환자의 병기와 종양 위치를 고려한 맞춤형 수술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T2 담낭암에서도 간 절제 여부를 종양 위치로 판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T2 전체로 보면 간을 절제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생존율이 각각 72.3%와 68.8%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특히 간 반대편에 생기는 T2a 담낭암은 간절제를 하지 않아도 유사한 생존 결과를 보였다.
종양이 간 쪽으로 자라는 T2b는 간절제를 포함한 수술의 5년 생존율이 69.9%로 림프절만 떼어낸 경우의 50%보다 높았다. 종양 위치에 따라 수술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홍범 삼성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낭암에서 불필요한 간절제를 줄이면서도 종양학적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국제 다기관 연구를 통해 보다 정교한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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