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세부기준
예외허용 관련해 모회사 이사회에
일반주주 동의 등 '5대 의무' 부과키로
엄격한 거래소 심사도 거쳐야
7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전날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거래소 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예외적 허용을 예고한 금융당국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예외적 허용과 관련해 '기업들이 알아서 필요성을 입증하라'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두 달 만에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모양새다.
7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전날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거래소 규정 및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상장을 금지하기 위해 모회사 이사회 의무와 상장심사 기준을 새롭게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세부기준에 따르면, 중복상장을 원하는 모회사 이사회는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5대 의무를 이행해 중복상장을 신청하더라도 엄격한 거래소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만 최종 상장이 가능해진다.
5대 의무는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표결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공시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모회사 이사회가 중복상장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모회사 이사회는 영향평가·보호방안을 토대로 주주와 소통해 주주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주주총회 등을 통해 주주 동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이사회 찬·반 결의를 수행한 뒤 결과를 자회사에 통보해야 하고, 의무이행 사항을 단계별로 공시해야 한다.
주주영향 평가 및 주주 보호방안에 대한 이사회 결의, 이사회 최종 찬·반 결의를 진행하기 앞서 이사회 내 독립적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사전에 승인 여부도 심의·의결해야 한다.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3%룰 적용하기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최대 쟁점'은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확인 방법과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 및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예외적 허용 여부였다.
금융위는 모회사 주주 동의와 관련해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준하는 '3%룰'을 적용하기로 했다. 3%룰에 따라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은 제한된다. 아울러 출석 주주의 의결권 과반과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을 합쳐 (지분이) 3%를 넘으면 3%,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아니더라도 3%를 넘는 주주는 3%"라며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 같은 지배적 주주를 일반 주주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법에서 감사위원 선출과 관련해 전자투표 시 4분의 1 요건은 배제하고 있지만, 중복상장에 있어선 배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보통 결의 ▲특별 결의 ▲3%룰 적용 ▲소수주주 다수결(MoM) 등 4가지 방안 중 3%룰이 '현실적 대안'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MoM의 경우 법무부가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타 선택지 중 일반주주 보호 강화에 부합하는 방식이 3%룰이었다는 설명이다.
"자금 조달 필요성 크면
주주 동의 없어도 고려 가능"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에 대해선 일부 유연성을 발휘하기로 했다.
고 과장은 "첨단산업이든 아니든 모회사 주주에게 디스카운트 요인이 발생할 것 같다면,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 보호를 해야 한다는 철학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자회사 사업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거나 첨단산업 관련인 경우, 중복상장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칙적 금지 기조에 힘을 싣되, 심사 과정에서 일부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고 과장은 "큰 틀에선 어쨌든 주주 보호가 중요하다"면서도 "한국거래소가 세부적 고려를 할 때, 케이스 바이 케이스, 회사별로 선을 정해야 될 때 이런 부분도 조금은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거래소 상장부장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면 주주 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좀 낮게 판단할 수 있다"며 "주주 동의가 있다면 그 부분이 해결되겠지만, 주주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신고할 경우 그런 부분도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번 세부기준과 관련해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갖기로 했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7월 시행을 못 박았던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의견수렴을 통한 추가 보완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 과장은 "7월 중 시행을 목표로 했는데 거기에 반드시 얽매이진 않을 생각"이라며 "의견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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