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12시 30분 해남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아내 이성란씨의 통곡은 그의 사망을 확인시켜 줬다.
몇 시간 뒤 부인 이씨가 수면제 등의 약을 과다복용하여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은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으나 다행히 병원 측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혀 지인들이 한숨을 돌렸다.
지난 2001년 첫 아내와 사별한 후 낙향하여 해남 계곡면 법곡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홀로 지내던 그가 13살 연하의 이성란 씨(45)와 지난 4월 18일 화촉을 밝히면서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새 그들 부부의 새 삶을 축하했다.
이들 부부의 결혼식에서 성민교회 박승호 목사는 주례사에서 “그동안 살아 온 날 보다 앞으로 남은 세월이 더 짧거나 같거나 하는 만큼 의미있고 행복한 새 출발로 삼았으면 한다” 고 말했었다.
재혼과 함께 삶의 용기를 얻어 대한해협 횡단에 재도전하는 등 새로운 인생기를 시작하는 국민영웅 조오련은, 재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그의 이야기는 결혼식 후 한 방송사에서 1970년과 1974년 아시안 게임 금메달 리스트에서 아내를 잃고 술로 세월을 보낸 뒤 결국, 아픈 과거를 털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새 인생을 시작하는 ‘촌부 조오련’ 의 모습을 방영하여 전국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 조오련선수의 빈소
차남 조성모 씨는 차마 빈소에 다가가지 못하고 통곡했다.
가까스로 빈소에 절을 하는 차남 조성모 씨
유가족에 따르면 결혼식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한 그들 부부의 모습을 보면 무척 행복했으며 본연의 모습인 ‘아시아의 물개’ 로 되돌아가 대한해협 횡단 준비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전성기 때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날 해남 국제장례식장에 차려진 그의 빈소에는 많은 이들의 애도를 대신하 듯 각계에서 보낸 조화가 자리했으며 고향 친구들이 빈소를 지켰다.
저녁 7시 30분 경 서울에서 급거 도착한 차남 조성모 선수는 차마 빈소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주저 앉아 오열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지난 봄 조씨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했다는 친구 정 모씨는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그저 우리 영웅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 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열흘전 잠시 집에 들른 조오련 씨는 지난해 7월 독도를 33바퀴 회영하는‘2008독도어울림프로젝트’ 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이어 오는 2010년 30년만에 두 번째 대마도 횡단에 나설 계획으로 제주도 훈련 캠프에서 아내와 함께 고된 훈련중에 있었다.[해남 = 데일리안 광주전남 손은수 기자]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