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공세에 일본 품질 공세까지…K뷰티 생존 전략은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7.02 07:31  수정 2026.07.02 07:31

마케팅·가격 앞세운 C뷰티

국가 지원 나선 J뷰티

K뷰티,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생존 열쇠

일본의 한 드럭스토어에서 C뷰티 브랜드 제품이 매대 한 칸을 가득 채우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색조 화장품을 앞세운 C뷰티(중국 화장품)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일본 또한 국가 차원에서 뷰티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시장을 둘러싼 한·중·일 뷰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C뷰티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78억2000만 달러(약 11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수입 브랜드 비중이 컸던 내수 시장에서도 자국 브랜드 비중은 57%에 이르렀다.


글로벌 뷰티 시장 '테스트 베드'로 평가 받는 한국에서도 C뷰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국 화장품 수입액은 7176만 달러(약 1087억원)로, 전년보다 84% 증가했다. 신세계 시코르,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에 중국 화장품 브랜드인 ‘플라워노즈’가 입점하기도 했다.


특히 C뷰티는 K뷰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K뷰티와 C뷰티 제품을 비교하거나 중국 화장품을 직접 리뷰하는 콘텐츠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 '미스 달시(Miss Darcei)'도 한국 브랜드 티르티르와 중국 브랜드 쉬글램의 쿠션 제품을 비교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최종적으로는 한국 제품의 손을 들어줬지만 "중국 제품 역시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C뷰티의 인기 제품 대부분은 색조 브랜드다. 쥬디돌, 인투유, 화시즈, RMT, 레드챔버, 포에버키, AZTK, 쉬글램, 치엔옌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플라워노즈는 지난해부터 미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신규 고객을 적극 확보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플라워노즈의 지난해 매출은 17억3000만위안(약 3900억원), 순이익은 2억8000만위안(약 600억원)을 달성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도 국가 차원에서 J뷰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J뷰티 산업 연구회'는 화장품을 비롯해 미용 살롱, 네일, 에스테틱, 미용 기기 등 일본 미용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마련해 키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에게 제출했다.


연구회는 해외 진출 지원과 국내 규제 개선을 양대 축으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J-뷰티 컨소시엄' 창설, 화장품 광고 규제 재검토,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OEM·ODM 체제 강화나 연구에 대한 공동 투자 등을 제안했다.


일본 정치 구조상 여당 정책 연구회의 제언은 향후 내각부와 후생노동성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이 각기 다른 경쟁력을 앞세워 뷰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우리 뷰티 기업들에 새로운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C뷰티나 J뷰티가 K뷰티를 직접 위협할 정도의 시장 지위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C뷰티의 품질 경쟁력이 상당 수준까지 올라온 데다 마케팅 역량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J뷰티의 경우 이미 안정성과 품질 경쟁력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마케팅 경쟁력까지 강화된다면 스킨케어를 강점으로 하는 K뷰티를 상당 부분 위협할 수 있는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품질과 안정성 측면에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확보한 국가"라며 "정부 차원에서 J뷰티 육성에 나선다면 향후 어떤 콘셉트와 브랜드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K뷰티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뷰티는 K팝 등 다른 문화 콘텐츠와의 시너지로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며 "J뷰티 또한 다른 문화 콘텐츠와 어떻게 시너지를 가지고 갈 것인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K뷰티가 K라는 국가 브랜드의 후광에만 의존하기보다 개별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K뷰티'라는 국가 브랜드 자체가 갖는 경쟁력이 여전히 큰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는 K뷰티 안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마 코스메틱 등 카테고리별 강점을 키우거나 브랜드 간 협업 등을 통해 개별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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