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A, 3대 전략·10대 과제 추진
항공·철도 연계 모항상품 확대
2030년 전용 크루즈터미널 구축
부산항에 기항 중인 크루즈 모습. ⓒ부산항만공사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송상근)가 부산항을 동북아 대표 크루즈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내놨다. 단순히 크루즈가 잠시 머무는 기항 중심 항만에서 벗어나 부산을 출발과 도착의 거점으로 하는 모항 중심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크루즈 관광객 1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BPA는 30일 증가하는 수요를 일시적인 호황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2030 부산항 크루즈산업 활성화 계획’을 내놓았다. 목표는 2030년까지 크루즈 520항차와 관광객 100만 명을 달성이다.
부산항이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배경에는 빠르게 회복하는 글로벌 크루즈 시장이 있다.
BPA에 따르면 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다. 부산항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 203항차, 약 25만7000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19항차, 32만 명이 부산항을 이용했다. 연말에는 420항차, 약 70만 명의 관광객이 부산항을 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계획 핵심은 기항 중심에서 모항 중심으로 전환이다. 지금까지 부산항은 크루즈가 일정 시간 머무르며 관광객이 지역을 둘러보는 기항항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앞으로는 부산에서 승객이 승선하고 여행을 시작하는 모항 기능을 확대해 관광객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BPA는 해외 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서울 관광을 마치고 KTX를 이용해 부산으로 이동, 부산항에서 크루즈를 타는 ‘Fly·Rail&Cruise’ 상품을 확대한다.
올해 4항차를 시작으로 내년 이후에는 연간 10항차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첫 운영을 시작한 MSC 벨리시마호를 기반으로 준모항 운항도 확대한다. 로열캐리비안과 아도라 크루즈 등 신규 선사 유치도 추진한다. 오버나잇 크루즈 역시 올해 9항차에서 2027년 이후 연간 20항차 이상으로 늘린다.
증가하는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설 투자도 병행한다. 북항 크루즈터미널은 올해 말까지 CIQ 시설과 대합실을 기존보다 두 배 이상 확충한다. 영도 크루즈터미널에는 보안검색 시설과 장비를 추가 설치한다.
장기적으로는 5000명 이상이 탑승하는 초대형 크루즈선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전용 크루즈터미널을 2030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BPA는 이와 함께 CIQ 기관과 협업을 통해 승·하선 절차를 개선하고 개별관광 상륙허가제 재시행 등 제도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지난 2월 부산항에 입항한 오버나잇 크루즈의 승객들이 야간관광을 즐기고 복귀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국내 크루즈 시장 저변 확대를 추진한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크루즈 이용률이 높지 않고 여전히 고가 여행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BPA는 부산관광공사 등과 협력해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국제행사와 연계한 포트세일즈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산과 제주를 연계한 동시기항 상품과 공동 마케팅을 통해 국내 크루즈 수요를 키운다는 목표다.
지역경제와 연계한 산업 생태계 조성도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해 전국 크루즈 선용품 공급 실적의 약 75%가 부산항에서 이뤄진 만큼 지역 기업과 글로벌 선사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상담회를 확대하고 해외 판로 개척도 지원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경남·경북을 잇는 광역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문화·역사·해양레저 콘텐츠를 강화해 관광객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은 단순히 크루즈 입항 횟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부산항의 역할 자체를 물류 중심 항만에서 해양관광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크루즈 산업은 관광과 숙박, 유통, 식음료, 선용품 공급 등 다양한 산업으로 소비가 확산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관광객이 부산에서 승·하선하는 모항 기능이 확대될수록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모항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터미널 확충뿐 아니라 항공과 철도 연계 교통망, 관광 콘텐츠, 숙박시설, 출입국 절차 등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이 함께 향상돼야 한다. 글로벌 크루즈 선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항차 확보와 차별화된 관광상품 개발도 필수다.
송상근 BPA 사장은 “최근 크루즈 시장 회복과 국제정세 변화로 부산항 크루즈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회를 부산항의 경쟁력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북항과 영도를 대한민국 크루즈 산업을 이끄는 중심항으로 육성해 부산항을 명실상부한 동북아 크루즈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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