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비중 40% 달성 추진
SMR 연료·사고저항성 연료 등 미래 기술 선점 나서
방사성 폐기물 관리 열분해 방식 도입
한전원자력연료(KNF) 본사 전경.ⓒKNF
삼엄한 보안 바리케이드와 엄격한 출입 절차. 한전원자력연료(KNF) 본사 정문을 통과하며 마주한 낯선 풍경은 이곳이 국가 중요 시설임을 실감케 했다.
29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KNF 현장은 원자력 발전의 핵심인 연료를 만드는 기술적 자부심과 미래를 향한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정창진 KNF 사장은 이날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언급하며 원자력 연료 제조의 정밀함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AI 서플라이체인의 병목인 초고순도 칩이 '일레븐나인(99.999999999%)'의 순도를 요구하듯, 원자력 연료 역시 그와 같은 초정밀 공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라늄 펠릿 하나가 1800㎾h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원자로 1기에 들어가는 약 2000만개의 펠릿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발전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고도의 기술 집약적 공정이다.
원자력연료 소결체 모습.ⓒ한전원자력연료(KNF)
KNF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38 비전: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원자력 전주기 파트너'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공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향후 이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기여했으며 파운드리 방식의 연료 공급과 공동 설계 참여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서도 KNF의 행보는 거침없다. 회사는 2035년 SMR 초도호기 건설을 대비해 연료 공급뿐만 아니라 노심 설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SMR의 특징인 '무붕산 운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KNF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정 사장은 "국내 SMR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새로 건설할 공장은 스마트팩토리와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고도화와 더불어 안전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회사는 사고저항성연료(ATF) 개발을 통해 원전 안전성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피복관의 코팅 방식 등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한 KNF는 2031년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연소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한,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서도 열분해 방식을 도입해 다이옥신 발생 없는 친환경적 부피 감용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천억원대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1982년 설립 이후 올해로 창립 44주년을 맞은 KNF는 이제 국내 원전 전량 공급을 넘어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경수로 연료집합체.ⓒ한전원자력연료(KN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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