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 도입 예정
실적 따라 인센티브·패널티 차등 적용
서민금융 늘리되 건전성 관리도 철저히
당국 정책 충돌에 은행권은 딜레마
금융당국은 전 은행권을 대상으로 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를 도입하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부여한단 방침이다.ⓒ연합뉴스
정부가 포용금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은행권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를 도입하고 그에 따른 실적을 평가하겠다고 밝혀서다.
건전성 관리와 함께 포용금융 실적까지 챙겨야 하는 은행권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중 은행권 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1월 제1차 포용금융 대전환회의에서 관련 지표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각종 서민금융 공급 실적과 연체채권 소각, 채무조정 실적 등으로 판단하며, 실적 상위 은행에 대해선 ‘우수은행’(가칭)으로 선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수은행으로 선정되면 서민금융 출연료 감면 및 지방자치단체 금고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도 검토된다.
반면 실적이 부진한 경우 서민금융 출연료는 늘어나게 된다.
올 4월부터 출연요율이 종전 0.06%에서 0.1%로 인상된 가운데 포용금융 실적이 부진할 경우 해당 은행의 비용 부담은 대폭 커질 수 있다.
이미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향후 5년간 70조원 상당의 포용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연체채권을 소각하거나 저신용자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등 자발적으로 포용금융 확대 정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모든 은행이 포용금융 확대에 나서더라도 평가체계 도입으로 실적에 따라 성적이 매겨지면, 누군가는 반드시 최하위 등급에 머무르게 된단 점이다.
자체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연금 절감과 브랜드 평판 관리 등을 위해 순위 경쟁에도 뛰어들어야 하는 셈이다.
포용금융 성적표에 따라 은행별 서민금융 출연료가 수백억원 규모 차이를 보일 수 있어 앞으로 관련 실적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은행들은 건전성 방어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연체율은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연일 은행권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등 건전성 방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건전성 관리와 포용금융 확대 정책이 충돌하면서 곳곳에서 실무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포용금융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으려면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신용자와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대출 빗장을 풀었다가 연체율 폭탄을 떠안게 되면, 그 부실 책임은 당국이 아닌 은행의 몫으로 남게 된다.
은행권 안팎으로 “당국이 한쪽에선 브레이크 걸고 한쪽에선 액셀을 밟으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은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평가체계가 나와봐야겠지만, 평가 등급을 의식해서 무리하게 대출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자칫 부실 연체율이 치솟으면 그에 따른 책임도 은행이 다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 제일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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