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반영에 성장 2.6%로 '껑충'
반도체 수출 호조와 중동발 고물가
나랏곳간 든든하지만, 서민은 '한숨'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명목 경제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함께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중동발 고물가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늘어난 세수로 정부 재정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와 고물가로 가계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2.6%로 0.6%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IT 경기 회복에 따른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 호조가 우리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은은 중동 분쟁 장기화 등 대외 리스크를 반영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2.7%로 함께 올렸다.
고물가 압력이 여전해 경기 회복의 온기가 내수 전체로 확산되기까지는 시차가 걸릴 것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전망치 수정은 정부가 앞서 제기한 외형적 성장 관측과도 궤를 같이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를 통해 "중동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의 어려움에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면서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물가 변동을 포함한 성장률을 의미한다.
한은이 발표한 실질성장률(2.6%)과 소비자물가 상승률(2.7%) 전망치를 고려하면,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당초 예상치보다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러한 지표 상승의 주된 동력이 수출 호조와 고물가 등 두 가지 축으로 양분돼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전선은 회복 궤도에 올랐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 불안이 국내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생산량이 늘어난 것 못지않게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경제 지표가 실제 체력보다 커 보이는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시경제 지표가 바뀌면 정부 재정과 가계 경제에 상반된 거시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선 물가 상승분이 제거되지 않은 지표가 커질수록 정부의 세금 수입은 증가하는 경향을 띤다.
국가가 징수하는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은 물가 상승분이 반영된 거래 대금과 기업 매출을 과세 표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정부는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는 세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민생 안정이나 취약계층 지원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적 운용 시나리오를 검토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가 체감하는 소비 여건과 내수 경기 측면에서는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표상의 높은 성장세가 상당 부분 물가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오히려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가계의 명목 소득 증가 속도가 물가 상승률을 밑돌 경우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며 "수출 중심의 대기업 실적과는 달리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지체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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