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에셋·한투, 거래소와 밀착 행보
스테이블코인·STO 시대 앞두고 플랫폼 선점 경쟁
최근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시장 확대에 대비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전통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시장이 본격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거래소를 디지털자산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보고 선점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다.
3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과 거래소 간 전략적 제휴와 지분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지난 28일 두나무 지분 4.0%를 약 6128억원에 인수했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디지털자산 서비스 협업 확대를 추진하고, 삼성SDS는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역량을 결합한 차세대 디지털금융 인프라 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카드 역시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디지털자산 결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최근 두나무 지분율을 기존 5.94%에서 9.84%까지 확대했다.
하나은행 역시 두나무 지분 6.55% 확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92.06%를 인수한다고 공시했으며, 코인원 역시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거래소 OKX가 각각 20% 안팎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디지털자산 플랫폼 확보 경쟁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 금융업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거래소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기존 금융권은 예대마진이나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모델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신규 고객 유입 역시 제한적인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는 단순히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고객과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한다"며 "최근 금융사들의 지분 투자는 거래소를 통한 미래 시장 선점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국내 특유의 규제 환경도 자리하고 있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은행과 증권사는 은산분리와 전업주의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 어렵다.
은행의 수탁 업무나 증권사의 중개업 역시 디지털자산 영역에서는 사실상 허용되지 않고 있다.
반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주요 거래소들은 이미 관련 인허가와 운영 인프라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국내에서 VASP 라이선스 5개 유형을 모두 확보한 사업자는 사실상 5대 거래소뿐이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거래소가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파트너인 셈이다.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이어지면서 금융권과 거래소 간 협력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금융회사와 가상자산 사업자를 분리해 보려던 이른바 '금가분리' 원칙 역시 점차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향후에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거래소가 이를 유통하는 형태의 협력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 역시 점차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면서 준금융기관 수준의 위상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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