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은 캠핑하러 산길을 '타스만' 해…1분 만에 마감되는 기아 고객 서비스는 [르포]

태안 =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5.25 09:00  수정 2026.05.25 09:00

오프로드 주행·산악 코스·캠핑 결합한 1박2일 체험형 고객 서비스

타스만 X-Pro로 급경사·진흙탕·수로 직접 주행…전문 인스트럭터 동행

태안 어은돌 오토캠핑장까지 연계…바다 옆 캠핑 장비 기본 제공

기아 타스만 X-Pro가 측면 경사로 코스를 주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오프로드 감성은 갖고 싶고, 수리비는 갖고 싶지 않다. 캠핑족의 마음은 대체로 이 모순 위에 서 있다. 자연을 향해 떠났지만 비포장길에 들어서는 순간 시선은 풍경보다 노면으로 떨어진다. 머릿속에는 낭만 대신 계산이 먼저 돈다. 저 자갈을 밟아도 하부가 괜찮을까. 저 물웅덩이는 생각보다 깊은 것 아닐까. 진흙길에서 바퀴가 헛돌면 누가 밀어줄까.


기아의 '타스만 인텐시브'는 이 얄궂은 마음을 체험 콘텐츠로 바꿨다. 흙먼지 날리는 픽업 감성은 갖고 싶지만 막상 진흙탕 앞에서는 후진 기어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기아가 타스만 X-Pro를 내준다. 여기에 캠핑 체험까지 제공한다. 차를 한 번 타보는 행사가 아니라 타스만으로 어떤 주말을 보낼 수 있는지 미리 살아보는 체험에 가깝다.


기아 타스만 X-Pro가 경사율 70% 급경사 코스를 오르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지난 22~23일 충남 태안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기아 '타스만 인텐시브'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프로그램은 총 260분으로 짜여 있다. 이론교육 40분을 시작으로 오프로드 코스 주행 70분, 그래블 로드와 일반 도로 체험 90분, 산악 오프로드 주행 55분, 캠핑 체험 순으로 이어진다. 교육 차량은 타스만 X-Pro다. 참가자는 티켓당 최대 운전자 2명, 동승자 2~3명까지 함께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 9월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개관한 이후 브랜드별 주행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왔다. 올해도 초심자용 베이직 드라이브, 현대차 N 트랙 퍼포먼스를 운영하며 이 중 타스만 인텐시브는 지난해 자동차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은 뒤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 타스만 X-Pro가 머드 구간 진입을 앞두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출발 전 교육부터 평범한 시승과는 달랐다. 인스트럭터는 먼저 시트 포지션을 최대한 높여 전방 시야를 확보하라고 안내했다. 오프로드에서는 눈앞의 노면뿐 아니라 차체가 어디로 향하는지 넓게 봐야 하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은 3시와 9시 방향을 잡되 엄지는 안쪽에 걸지 말고 바깥으로 빼라고 했다. 앞바퀴가 돌이나 요철을 타고 넘는 순간 스티어링 휠이 튈 수 있어 손가락 부상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본격 주행 전부터 이날 체험이 얼마나 거칠게 전개될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기아 타스만 X-Pro가 수심 45cm 수로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센터 내 코스는 산악 주행에 앞선 적응 구간이었다. 통나무와 30cm 범피, 경사율 70% 급경사, 모래와 자갈, 머드, 측면 경사로, 수심 45cm 수로 등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구간은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참가자가 타스만 X-Pro의 기능을 실제로 써보도록 설계된 장치에 가까웠다. 노면에 따라 터레인 모드를 바꾸고, 급경사에서는 X-트렉을 활용하며, 내리막에서는 DBC의 개입을 체감하는 식이다.


체감 난도는 낮지 않았다. 타스만 인텐시브는 참가자를 동승석에 앉혀 "이 차가 이 정도를 합니다"라고 보여주는 행사가 아니었다. 참가자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인스트럭터의 무전 지시에 따라 급경사와 진흙탕, 물웅덩이를 통과해야 했다. 버튼의 존재 이유를 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이해하게 되는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기아 타스만 X-Pro가 산악 오프로드 코스를 주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산악 오프로드 코스 주행 중 차량 내부에서 바라본 바다 전경.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산악 오프로드 구간은 '캠핑장 가는 길에 이런 데 나오면 차 돌릴 곳부터 찾았을 길'을 정식 코스로 만든 느낌이었다. 산악 코스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굽이지고 바로 옆에는 바다를 낀 낭떨어지가 보였다. 젖은 흙길과 자갈길이 번갈아 나타났고 숲길을 헤칠 때마다 차체 주변으로 나뭇가지와 흙먼지가 스쳤다. 평소라면 긴장부터 했을 길인데 전문 인스트럭터의 무전 지시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모험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산악 오프로드를 빠져나오자 진흙길과 자갈길을 지난 타스만은 멀쩡했고 사람만 조금 너덜해졌다. 이후 태안 어은돌 오토캠핑장으로 이동했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캠핑장까지는 약 50분 거리다. 도착한 캠핑장은 바다 바로 옆에 자리했다. 텐트와 매트, 침구부터 테이블, 체어, 조리도구, 전기그릴, 스마트 TV, 조명, 릴선까지 기본 물품이 갖춰져 있어 사실상 몸만 가도 되는 구성에 가까웠다. 오프로드에서 바짝 당긴 신경을 바닷가 캠핑장에서 풀어줄 수 있었다.


태안 어은돌 오토캠핑장 캠핑 체험 공간.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런 구성은 타스만 인텐시브가 왜 빠르게 마감되는지 설명해준다.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일정이 공개될 때마다 1분 안팎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신청 경쟁이 치열하다.


자동차 회사의 체험 프로그램은 이제 단순히 차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타스만 인텐시브는 제원표에 적힌 오프로드 성능을 설명하는 대신, 참가자가 그 기능을 쓸 상황을 직접 만든다. 소비자는 차를 '좋다'고 듣는 것이 아니라, 이 차가 어떤 주말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먼저 경험한다.


기아 타스만 X-Pro와 함께 조성된 태안 어은돌 오토캠핑장 캠핑 체험 공간.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타스만 인텐시브' 가격은 28만원이다. 단순 시승행사로 보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참가자는 장비와 차량 손상 걱정을 줄인 상태에서 평소 내 차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코스를 경험하게 된다. 쉽게 말해 '겁나는 부분'은 프로그램에 맡기고 '재밌는 부분'만 가져가는 셈이다.


구성을 뜯어보면 오히려 '이게 남는 장사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타스만 X-Pro 차량 제공, 전문 인스트럭터 동행, 오프로드 코스와 산악 코스, 캠핑 장비와 바닷가 캠핑장까지 묶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수익형 상품이라기보다 타스만을 가장 타스만답게 보여주기 위한 고객 서비스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서비스가 어땠는지를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취재로 다녀왔는데, 돌아와서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으로 다음 일정이 언제 열리는지 찾아보는 중이다.


기아 타스만 X-Pro 정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기아 타스만 X-Pro 측면.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르포'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