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못해먹겠다"…삼성 노사, 성과급 배분 막판 충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5.19 10:57  수정 2026.05.19 11:01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최대 쟁점…중노위 “일부 이견 좁혀져”

DX 노조 반발·내부 균열까지 확산…21일 총파업 전 마지막 분수령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중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성웅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이틀 앞두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막판 담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내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비율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간 격차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맞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을 재개하고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 등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최대 쟁점은 DS부문 성과급 재원을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에 어떻게 나눌지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이 가운데 70%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 부문 전체에 공통 배분한 뒤 나머지 30%만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메모리 호황으로 벌어진 사업부 간 보상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반면 사측은 적자 사업부까지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구조는 성과주의에 역행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실무 협상에서 영업이익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외에 영업이익의 9~10%를 추가 지급하되, 이를 DS부문 공통 60%, 사업부별 40%로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1분기 DS부문은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부 온도차는 극명하다.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만 54조원에 달하는 반면,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노조 교섭권을 가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2만여명인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공동 배분 비율 확대를 고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조합원 수가 7만명을 넘어서며 창사 첫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가전, TV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움직임이 이어지며 내부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전날 노조 내부 소통방에 “마무리되면 노조 분리 고민을 해봅시다. DX 솔직히 못 해먹겠네요”라고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집행부에 하소연 글 잘못 올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해당 발언은 사내 커뮤니티와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고,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반도체 부문은 버리는 것이냐”는 반발이 이어졌다.


앞서 DX부문 조합원 일부는 DS 부문 위주인 초기업노조가 DS 중심으로만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한 상태다.


노사 간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노위는 여전히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장에 들어서며 “양 당사자의 의견이 일부 좁혀지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이 있으니 그걸 보고 조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안 초안 마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측 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취재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발걸음을 옮겼고, 최 위원장은 취재진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세 차례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논의가 길어질 경우 총파업 예정일 전날인 20일까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후조정은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 기회다. 중노위 조정안을 노사가 모두 수용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만 한쪽이라도 거부할 경우 협상은 결렬되고 노조는 예정대로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노동계는 이를 “노동기본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 결렬 시 노정 갈등이 전면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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