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R 업체는 버티고, 복지부는 관망…소비자만 불편한 ‘실손24’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5.08 07:04  수정 2026.05.08 07:04

의원·약국 참여율 26%…체감도 여전히 낮아

EMR업체 연계 지연, 소비자 불편 지속

금융당국, 보험사 앱 연계 등 서비스 활성화 추진

복지부, 관리·감독 대응 미흡은 아쉬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시행됐지만 정작 소비자 체감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스템 ‘실손24’가 도입됐지만 의원·약국 참여 지연과 EMR 업체 연계 문제로 소비자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무료 시스템이 구축됐지만 일부 가입자들은 여전히 수수료를 내고 민간 청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인 ‘실손24’는 출시 이후 의료기관 참여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병원이 보험사로 관련 서류를 직접 전송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종이 서류 제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4년 도입됐다.


보험업계는 시스템 구축에만 120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입했으며, 운영비로도 2년간 약 410억원 규모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실손24 누적 청구 건수는 약 180만건으로 전체 실손보험 계약(3915만건)의 4.6% 수준에 그쳤다.


이용 인원 역시 약 140만명으로 추정 가입자 대비 4% 수준에 머물며 낮은 체감도를 보여주고 있다.


원인은 의원·약국 참여율 저조다. 병원·보건소는 56.1%가 참여했지만 의원·약국은 26.2%만 시스템 연계를 마쳤다.


사실상 동네 의원과 약국 10곳 중 7곳 이상에서 이용이 불가능한 셈이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시스템 연동 없이는 실손24 참여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참여 의원급 의료기관 상당수가 사용하는 대형 EMR 업체들이 경제적 이익 제공 등을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일부 의료계와 EMR 업계에서는 비급여·처방 정보 등이 보험사로 넘어가 향후 심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해당 서비스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더라도 보험사에 새로운 정보가 추가로 제공되는 구조는 아니다.


소비자들은 기존에도 진료비 세부내역서와 처방전 등을 보험사에 직접 제출해 왔다. 실손24는 이 서류 전달 과정을 전산화한 것이다.


EMR 업체들의 연계 지연으로 소비자 불편만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한 보험 소비자는 무료 실손24 이용이 가능했음에도 민간 청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며 건당 1100원의 수수료를 부담했다.


그러나 해당 청구 건은 약관상 면책 사항으로 확인돼 보험금을 받지 못했고, 수수료만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실손24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 앱 연계 확대와 지도 서비스 내 참여 병원 표시 기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보험개발원이 SSL 인증서와 고정IP 등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기술 부담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료기관과 전송대행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보건당국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복지부가 의료기관 대상 협조 요청이나 참여 유도 정책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 현재의 구조적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을 들여 갖춘 실손24가 하루 빨리 정착 및 확산돼 국민 편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정부부처와 의료기관 등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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