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만 만들던 시대 끝…현대모비스, 전기차 ‘심장’ 설계권 쥔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5.07 11:00  수정 2026.05.07 11:00

160㎾급 범용 PE시스템 독자 개발

모터·인버터·감속기 표준화로 차종 확대 대응

배터리시스템에서 구동시스템으로 수주 포트폴리오 확장

160 kW PE시스템ⓒ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전기차의 핵심 구동장치인 PE시스템을 양산하는 단계를 넘어 독자 설계 영역까지 넓힌다. 배터리시스템에 이어 전기차 파워트레인에 해당하는 구동시스템까지 자체 라인업을 갖추면서,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겨냥한 전동화 수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160㎾급 범용 PE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PE시스템은 내연기관차의 엔진·변속기 역할을 하는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구동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개발한 160㎾급 시스템은 내연기관 기준 약 215마력 수준의 출력을 낼 수 있어 현재 양산 중인 다수 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범용 모델이다.


핵심은 단순 양산이 아니라 ‘표준화된 구동 플랫폼’ 확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개발 과정에서 구동모터용 고정자, 인버터, 전력반도체 묶음인 파워모듈 등 주요 부품을 공용화하고 모듈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기차 차종이 늘어날수록 구동계를 새로 개발하는 방식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반대로 표준 부품을 기반으로 한 PE시스템은 여러 차종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어 대량 양산과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성능 개선도 이뤄졌다. 현대모비스의 160㎾급 PE시스템은 기존 자사 제품보다 중량 대비 출력을 뜻하는 비출력이 약 16% 향상됐고, 부피는 20% 가까이 줄었다. 모터 구조를 개선한 냉각기술과 효율을 높인 전력반도체 기반 파워모듈을 적용한 결과다. 전륜과 후륜에 PE시스템을 각각 장착하면 사륜구동 전기차나 고성능 전기차에도 대응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250㎾급 고성능 PE시스템 개발을 마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120㎾급 소형 전기차용 PE시스템 개발도 완료할 계획이다. 250㎾급은 고성능 전기차, 160㎾급은 대중형 전기차, 120㎾급은 소형차와 신흥시장용 전기차를 겨냥한 제품이다. 세 라인업이 갖춰지면 소형 모빌리티부터 고성능 차량까지 대부분의 전기차 차급에 대응할 수 있는 구동시스템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


이번 개발은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이 배터리 중심에서 구동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설계와 양산을 모두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제품 제안력과 수익성 모두를 높일 수 있다. 이미 일부 해외 고객사들은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생산 기반 확대와도 맞물린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슬로바키아에 유럽 첫 PE시스템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로 하고, 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연산 30만대 규모 공장을 추진한 바 있다. 체코와 스페인 배터리시스템 거점에 이어 구동시스템 생산 기반까지 더하면서 유럽 완성차 업체 대상 전동화 부품 공급망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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