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사다리’라더니…보금자리론도 이자 폭탄, 무주택자 ‘이중고’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6.05.06 07:04  수정 2026.05.06 07:04

서울 전역·경기 일부, 가산금리 0.1%p 일괄 적용

시중은행과 금리 ‘역전’까지…정책대출 실효성 ‘뚝’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에 활용되는 보금자리론 금리도 연일 상승세다.ⓒ연합뉴스

정부의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을 활용한 내 집 마련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이달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보금자리론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서울 등 규제지역에선 최대 5%의 금리가 적용된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전반적인 자금 조달 여력이 약화한 가운데 정책 모기지 이자 부담도 나날이 늘면서 무주택 서민의 주거사다리 역할도 약화하는 듯하다.


6일 HF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아낌e-보금자리론’ 기준금리가 연 4.6%(만기 10년)~4.9%(50년)으로 조정됐다.


올 1월 0.25%p 인상한 이후 2월 0.15%p, 4월 0.3%p 세 차례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벌써 네 번째다.


특히 오는 11월부터는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등) 내 주택 담보로 보금자리론을 활용할 경우 0.1%p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광명·과천·분당 등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태다.


서울 및 서울 인접 수도권에서 보금자리론을 통해 내 집 마련을 고려하는 경우 최대 5.0%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보금자리론 최고 금리가 5.0%를 넘어선 건 2022년 12월(최고 5.05%)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저소득 청년과 신혼가구, 사회적 배려층(장애인·한부모가정), 전세사기피해자 등에게는 최대 1.0%p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저 연 3.6%(10년)~3.90%(50년) 금리가 적용된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별개로 운용되기 때문에 우대금리 혜택을 받더라도 규제지역 내에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경우 가산금리는 똑같이 적용된다.


우대금리가 적용돼도 보금자리론 금리가 4% 수준인 셈이다. 단, 전세사기피해자의 경우 가산금리가 부과되지 않는다.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에 활용되는 보금자리론 문턱이 높아진 데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금리가 오르고 상호금융권 대출이 막히면서 아직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적은 보금자리론으로 수요가 집중된 것도 한몫한다.


올 들어 3월까지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7조4104억원에 이른다. 연간 목표치인 20조원의 약 37%를 채운 상태다.


보금자리론을 활용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던 무주택자들 사이에선 “아낌e가 아니라 부담e”, “이 정도 되면 서울에 사는 건 죄”, “규제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더 높은 이자를 매기는 게 과연 타당한지 의문” 등의 자조적인 반응이 잇따른다.


문제는 앞으로도 금리가 인상될 여지가 남았단 점이다.


HF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보금자리론 금리의 점진적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당장 실수요자 부담 완화를 위해 인상 폭은 최소화했단 설명이지만, 향후 오를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단 뜻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정책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20%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수요 조절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정부의 일률적인 가계대출 관리 방안이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자처하는 보금자리론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포용적 금융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주택 서민이 정책금융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단 우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다리 하나 사이에 두고 다달이 부담해야 할 이자가 달라진다”며 “똑같은 조건에 정책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무주택 서민이 서울·수도권 규제지역에 산다는 것만으로 더 높은 이자 비용을 견뎌야 한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쪽을 옭아매겠다면 다른 한쪽은 풀어줘야 하는데 옴짝달싹 못 하게 규제만 하다 보니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계획이 완전히 무너지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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