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구협회, 토론토 공항서 퇴짜…캐나다 "혁명수비대 입국 금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4.30 09:40  수정 2026.04.30 09:40

메흐디 타즈 이란 축구협회 회장(왼쪽). ⓒ AP=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계에 거센 외교적 파장이 일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 총회 참석차 캐나다를 찾은 이란 축구협회 지도부가 과거 군 복무 이력을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29일(현지시간), 메흐디 타즈 이란 축구협회 회장을 포함한 대표단 일행이 캐나다 토론토 공항 입국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결국 귀국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타스님에 따르면 타즈 회장과 헤다야트 몸비니 사무총장 등 이란 축구 대표단은 30일 밴쿠버에서 열리는 제76회 FIFA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공식 비자를 취득한 뒤 토론토에 도착했다. 이번 총회는 월드컵을 앞두고 211개 회원국 대표들이 모이는 중요한 자리다.


하지만 입국 심사대에서 제동이 걸렸다. 캐나다 당국은 타즈 회장이 과거 이란의 정예 군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복무했던 이력을 문제 삼았다. IRGC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조직이다.


현지 언론은 입국 심사 과정에서 캐나다 이민국 관리들이 부적절한 언행은 물론, 이란군 조직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분개한 이란 대표단은 입국을 스스로 포기하고 튀르키예를 거쳐 귀국하는 강수를 뒀다.


캐나다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AF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이민국과 개리 아난다생가리 공공안전부 장관은 "특정 개인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혁명수비대 관련 인물은 캐나다에서 환영받지 못하며 입국이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이란 선수들의 참가는 반대하지 않지만, IRGC 관련자의 동행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정치적 갈등이 스포츠 현장까지 번지자 FIFA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타스님은 사건 직후 FIFA 관계자들이 이란 대표단에 연락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FIFA 측은 사태 수습을 위해 잔니 인판티노 회장과 이란 축구협회 지도부 간의 별도 회담을 FIFA 본부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란 국가대표팀의 원활한 월드컵 참가를 보장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불거진 이번 '입국 거부 사태'가 향후 본선 무대와 국제 축구 외교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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