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전셋값 지역 최고가 육박
매물 부족에 신축 희소성 확대
정부 규제 강화에 추가 감소 전망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전국 전세 매물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신축 단지들에서 나온 전세 매물은 지역 내 최고가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 거래되는 가운데 정부 규제로 인해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는 이날 입주를 시작한다. 청량리 7구역 재개발로 조성되는 단지는 총 761가구 규모다.
입주를 앞두고 단지 전용 84㎡ 기준 전셋값이 8~10억원 수준에 형성됐다. 올해 동대문구 내 동일 평형 전셋값 최고가가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10억원임을 고려하면 입주와 동시에 지역 내 최고가에 시세 형성된 셈이다.
일반적으로 신축 단지가 입주하면 인근 지역 전셋값이 하락한다. 단기간 전세 물량이 쏟아지며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서울 송파구 잠실래미안이아파크와 잠실르엘 등 대단지가 차례로 입주하자 지역 평균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서울 전역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하면서 신축 입주에 따른 전셋값 조정도 사라지는 모양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4월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5547건으로 연초(2만3060건) 대비 32.6% 줄었다.
동시에 올해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에 서울 입주 물량이 급감했다. 수요는 여전한데 공급은 부족해 가격을 띄우는 셈이다. 오히려 신축 희소성이 커지며 전셋값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는 “전용 84㎡ 기준 저층은 8억원, 고층은 8억5000만원이 최저가”라며 “저렴한 매물은 이미 물건을 보겠다는 손님이 줄을 서 있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상승은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다. 오는 7월 입주하는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유보라 전용 84㎡는 전셋값이 9억~13억원에 형성됐다. 단지 맞은편 경희궁자이 같은 평형 전셋값인 13억~14억원 대비 소폭 낮은 수준이다.
경희궁유보라는 총 199가구로 시장에 나오는 매물 총량이 적다. 또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역과 가까워 높은 수준 가격대가 유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가 전셋값 상승 요인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미 정부는 6·27대책으로 수요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했다. 이에 등기가 나오지 않은 신축 아파트는 소유자가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전입해야 한다.
동시에 9·7대책으로 1주택자의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줄였다. 정부가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만큼 1주택자는 서울 전역에서 전세대출 한도가 제한된다.
2025년 6월18일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 단지 공사 전경.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이에 세입자가 신축 단지에서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전세보증금 일부를 먼저 집주인에게 지불하는 사례도 있다. 우선 집주인이 잔금을 치를 수 있도록 보증금을 전달한 후 집주인에게 주택 소유권이 이전되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방식은 전세대출을 받아 입주하는 경우보다 세입자가 내야 하는 비용이 더 많다.
이처럼 세입자 부담이 더 커졌음에도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 규제로 전세 매물 다수가 월세로 전환돼 거래할 수 있는 전세 매물이 더 줄어든 탓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전문가는 “신축 아파트는 전세대출을 받아 입주하기 어려운 만큼 전세 수요가 인근 구축 단지로 이동했다”며 “구축 단지 매물이 줄어든 만큼 신축 단지에서 나오는 매물의 희소성이 커지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신축 전세 매물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6·27대책 시행 이후 주담대를 받으면 전세계약을 할 수 없고 10·15대책에 따라 지난해 10월20일 이후 분양권 전매를 한 주택도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긴다.
전세 매물 감소 속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매달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4월 서울 전세가격전망지수는 132.38로 2020년 12월(133.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기준(100)을 초과할수록 전셋값 상승을 전망한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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