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수방사 공공주택 중도금 납기일 연기
가계대출 관리 강화…은행권, 집단대출 ‘외면’
수분양자, 금리 부담 가중…자금 마련 ‘애로’
‘일률적 규제’가 발목, 민간·공공 주택공급 차질
LH가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에 공급하는 공공분양 단지가 집단대출 취급 은행을 찾지 못해 1차 중도금 납부 기일을 3개월가량 연장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도 차질이 생기는 모습이다.
은행권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 단지의 중도금 집단대출을 외면하면서 자칫 수분양자들이 고금리 신용대출로 내몰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부지에 공급하는 공공주택 수분양자들에게 1차 중도금 납기일을 3개월 연장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1차 중도금(15%)은 수분양자 1인당 1억3900만~1억4300만원 수준이다. 전체 공공분양 263가구 중 219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중도금 납부 총액은 약 306억원 규모다.
LH는 당초 1차 중도금 납기일인 5월 27일에 맞춰 중도금대출 협약 은행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은행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지난해 1월 시공사인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이 발목을 잡았다.
불과 10개월 만에 법정관리 졸업 후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 셈이다.
LH 관계자는 “입주자들의 불편 최소화 및 원활한 중도금 납부를 위해 기한 연장 등 다각도로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LH의 파주운정3지구 A20블록 공공분양 단지가 중도금 집단대출 취급 은행을 찾지 못해 납부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LH에 따르면 이곳 단지 수분양자들은 결국 자력으로 1차 중도금을 납부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조치로 전국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멈출 위기에 놓인 가운데 공공 주도의 공급 확대 정책에도 부작용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미 상호금융권은 이주비·중도금 등 집단대출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집단대출 가산금리를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비 2배 이상 높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이 여유가 있을 때는 금리가 낮아도 한 번에 수백억, 수천억원의 집단대출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규제가 강화되고 총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저금리 공공분양에 집단대출을 일으키는 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관리하면서 자본 건전성은 강화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가산금리가 높고 관리하기 수월한 일반 주담대나 우량 차주에 대한 대출 한도를 우선 배정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시공사 건전성 이슈까지 겹치면 LH에서 금리를 더 올려 공고를 내더라도 시중은행들이 쉽게 나서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에서 집단대출 취급을 꺼리면 수분양자들은 자력으로 중도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6·27 대책부터 10·15 대책, 올해 4·1 대책까지 겹겹이 대출 규제가 마련된 상황에서 정책적 저금리가 적용되는 집단대출이 막히면 수분양자들은 고금리 신용대출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일률적인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의 주택공급마저 단절시킬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쪽에선 주택공급 확대를 외치는데 저쪽에선 가계부채를 옥죄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사실상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막아서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값을 잡고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일부 예외를 적용하거나 별도의 정책 쿼터를 마련하는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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