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방' 운영자 잡고 보니 10대 친구들…청소년 '공범' 비중 성인 4배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4.28 12:00  수정 2026.04.28 12:03

동네친구 3명, 텔레그램에 비공개 채널 4개 개설해 운영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성 착취물 등 여과없이 함께 게재

작년 1~9월 딥페이크 성범죄 인건 피의자 60%가 10대

2024년 성폭력 소년범 12% '공범'…친구 대상 범행 31%

A군 등이 운영한 박제방 채널. ⓒ연합뉴스

경찰이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제방' 채널을 운영한 일당을 검거한 가운데 이들이 10대 친구 사이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디지털 성범죄가 만연해지고 있는 가운데 공범 비중도 높아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청소년성보호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0대 남성 A군 등 3명을 검거했다. 이중 2명은 구속됐고, 1명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7개월 간 텔레그램에 비공개 채널 4개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채널은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망신 주거나 괴롭힐 목적으로 타인의 신상정보를 폭로하는 이른바 '박제방'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채널 참여자의 의뢰로 특정인의 사진과 이름, 거주지 등 신상정보와 허위 사실이 포함된 명예훼손성 글을 전달받아 게시했다. 또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이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등도 여과없이 함께 게재했다.


이들은 의뢰비를 별도로 받지는 않았으나, 운영 중인 채널에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나 대포 유심 판매업자들로부터 상단 배너 광고 등을 수주해 홍보비를 챙겼다.


경찰은 일당으로부터 현금 780만원과 1100만원 상당의 골드바 등을 압수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 4개 채널을 모두 폐쇄 조치했다.


검거된 이들은 동네 친구 사이였다. A군이 2개의 박제방 채널을 개설해 수익을 내자, 2명도 차례로 채널을 1개씩 추가 개설했다. 이들이 운영한 4개 채널의 총 참여자는 1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례는 만연해지고 있는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2026년 치안전망'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딥페이크 성범죄로 입건된 피의자 수는 1016명이었는데 이중 10대가 606명으로 59.1%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성인인 20대(332명·32.4%)와 30대(66명·6.4%)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해당 통계에서 40대는 1.3%(13명), 50대 이상 0.9%(9명)로 집계됐다.


2024년 성폭력범죄자의 연령별 공범 비율. ⓒ대검찰청

또 10대들의 경우 여럿이 함께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성인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2024년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은 3289명이었는데, 이중 409명이 공범으로 비중은 12.4%에 달한다. 이는 성인범의 공범 비중 3.4%의 약 4배 수준이다.


10대들의 경우 친구를 대상으로 성폭력범죄 비중도 높았다. 소년범의 경우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친구인 경우가 31.1%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성인범(8.5%)의 약 4배에 달한다.


이에 수사 기관은 디지털 성범죄에 적극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다. 검찰의 경우 전국 60개 검찰청에 전담 수사체계를 구축해 성착취 영상물 사범에 대한 강화된 사건처리 기준을 마련한 상태다.


다만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합성·편집 등의 기술 확산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진화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응 체계 구축에 거듭 힘을 쏟아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소년범의 저연령화, 가족기능 약화 등에 따른 청소년 비행 문제와 맞물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단 관측도 나온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사이버성폭력 범죄가 조직적·산업화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가해 연령도 낮아지고 있어 예방 교육 및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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