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실 임시 제방 축조, 참사 직접 원인 제공"
지난 2023년 7월17일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2지하차도에서 해양 경찰 등 구조대원들이 도보 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안DB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강 부실 제방 공사의 현장 책임자들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청주지방법원 형사5단독(강건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미호천교 확장공사 현장소장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시공사 공사팀장과 공무팀장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2년, 감리업체 직원 2명에게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시공사와 감리업체 법인 2곳에 대해서도 각각 1억2000만원과 1억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미호강 기존 제방을 무단 절개한 뒤 부실 임시제방을 축조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고, 참사 이후에는 임시제방 설계 도면을 위조하는 등 책임을 은폐하기에 바빴다"며 "그런데도 법정에서 책임을 부인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송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2023년 7월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검찰은 참사가 관계기관의 최고 책임자와 실무자들의 무사안일하고 허술한 업무 대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해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전 행복청장을 비롯한 총 45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중 재판 결과가 나온 책임자는 미호천교 확장공사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소방서장 등 4명뿐이다.
현장소장 A씨 등은 미호천교 확장공사 편의를 위해 기존에 있던 제방을 무단으로 철거한 뒤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축조하거나 공사 현장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초래한 혐의를 받는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시제방을 축조했다는 책임을 숨기기 위해 사전에 없던 시공계획서와 도면 등을 위조한 혐의도 있다.
A씨 등은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축조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미호천교 확장공사 설계 도면에 따라 공사를 진행했을 뿐, 제방을 무단으로 절개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시공사 측 변호인은 "전문 기술인들도 설계 도면에 기존 제방의 절개가 포함된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며 "게다가 피고인들은 공사가 개시된 이후 중간에 공사 현장에 부임했는데, 기존에 이뤄진 하천 점용허가 내용까지 검토해 다시 신청했었어야 한다는 논리는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현장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대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큰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분과 유족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앞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6년형을 확정받았지만, 하천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돼 또다시 법정에 섰다.
A씨 등은 당초 공사 발주청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공무원, 하천점용 허가 주체인 금강유역환경청 공무원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으나, 심리가 분리 진행되면서 재판이 먼저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다만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을 당장 지정하지 않고, 추후 기록 검토를 마치는 대로 지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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