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 연구용역 보고서
"노동 능력 향상·고용안전망 강화 병행해야"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AI 중심의 산업 대전환으로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고용정책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고용 보호’에서 나아가 ‘고용능력 유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6일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AI 시대 고용안정을 위한 해외사례 및 정책과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기존의 ‘사후적 실업 대응’에서 ‘사전적 실업 예방’으로 고용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실업자’ 중심의 직업훈련 지원을 ‘고용 중인 근로자’까지 확장한 예방적 정책을 시행한다.
독일은 2019년부터 ‘역량강화기회보장법’을 시행해 나이·기업 규모 등의 제한 없이 재직자가 AI 등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육비와 임금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속 근로자가 인증된 외부 교육과정에 참여 시, 기업 규모에 따라 교육비 보조금과 임금보조수당을 지원한다.
일본은 근로자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리스킬링’과 신성장 산업 분야로의 ‘인력 재배치’를 양대 축으로 추진한다. 일본의 리스킬링 제도는 ▲개인 주도형 교육 ▲성과 연동형▲보상 소득 공백 완화를 주요 특징으로 한다.
일본은 기업 주도 훈련 비중을 줄이고, 근로자 개인의 자발적 교육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또 전문실천교육훈련 수료 시 비용의 50%를 기본으로 지원하고, 1년 내 자격 취득 및 취업 성공 시 20%를 추가 지급하는 ‘성과 연동형 보상체계’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기업의 AI 도입 충격을 최소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전국민 재교육’과 ‘직무 재설계’를 시행하고 있다.
전 국민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국가 주도의 재교육 프로그램인 ‘스킬스퓨처’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만 40세 이상 자국민에게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 수강 등을 크레딧을 추가 지급해 중·장년층을 보다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싱가포르는 기업들이 대규모 해고 대신, AI 기술에 맞춰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기존 인력을 새로운 역할에 맞춰 재배치할 수 있도록 ‘기업 인력 전환 패키지’를 지난해 발표했다. 또, 이와 연계해 기존 직무를 AI 기반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훈련 비용을 보조하기 위해 2억 싱가포르 달러 규모의 기금을 추가로 투입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산업의 AI 대전환으로 인한 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능력 유지’로 고용정책 패러다임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직업능력 강화’와 ‘재정·지원금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기술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디지털화 시대에 대응해 융합형 직업훈련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 전환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고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고용정책기본법상 고용위기지역 및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제도의 유연화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또 현재 이원화된 고용안정사업과 직업능력개발사업의 연계를 강화해 ‘고용 유지’가 ‘근로자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AI 기반의 산업 대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맞춤형 직업교육 강화와 실효성 있는 재정지원 인프라 재구축으로, 산업 전환의 충격을 흡수하고 고용안전망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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