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약·바이오 산업 방향 모색 위한 세미나 개최
JPMHC 2026 대형 M&A 없이임상 데이터 검증 중심
거세진 중국 바이오 공세, 빅파마 특허 만료도 다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6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현장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정책 변화, 투자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거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초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를 기점으로 빅파마의 자금 집행 속도와 중국의 부상이 가팔라지면서, 국내 바이오 또한 플랫폼 기반의 고마진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8일 서울 서초구 협회 강당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를 열고 올해 JPMHC 이후 산업 지형 변화를 점검했다.
조용했던 JPMHC 2026…물밑 경쟁은 치열
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열린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올해 초 열린 JPMHC 현장은 대형 M&A 소식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차분하게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조용한 분위기였다”며 “대형 M&A나 막연한 기대감 중심의 스토리보다는 임상 데이터로 검증된 기술과 펀더멘털, 해당 기술이 실제 사업 성과와 마진 구조로 연결될 수 있는 지가 핵심 평가 기준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금 여건이 개선되면서 바이오텍들이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났으며, 발표 기업 중 PoC(임상 개념검증) 데이터를 명확히 제시한 45% 기업만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내는 등 시장의 선별 양상이 뚜렷해졌다.
허 팀장은 “자금이 고위험·고수익 전략보다는 이중항체, ADC, 제형 변경 플랫폼처럼 성공 가능성이 검증된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가시적인 대형 이벤트는 줄어들었지만 물밑에서는 철저하게 데이터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장을 경험한 경영진들은 올해 컨퍼런스가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진짜 전쟁터와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크지만 글로벌 빅파마들이 투자 방향을 재정비하는 지금이 우리에게는 중장기적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단기 대응을 넘어 글로벌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전략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中 존재감 강화…韓 플랫폼 기술로 대응해야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경고한 대목은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발표자로 나선 조영국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대표는 “불과 15년 전만 해도 한국이 앞서 있었으나, 지난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딜 금액의 40% 가량이 중국에서 나왔다”며 “미국에서 공부한 인재들에게 파격적인 자금을 지원하며 영입을 이끌어낸 결과가 지금의 독보적인 데이터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팀장도 눈에 띄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형 변화로 중국 바이오텍의 압도적인 성장을 꼽았다. 허 팀장은 “과거 서구권 바이오텍이 벤치마킹의 기준이었으나 지난해 기술 거래 상위 10개 중 7개를 중국이 차지하며 이제는 중국의 에셋(임상) 데이터가 시장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중항체, siRNA, AI 신약 개발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허 팀장은 “중국 기업들이 에셋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한다면, 한국은 알테오젠 사례처럼 기존 약물의 가치를 높이는 플랫폼 기술에 강점이 있다”며 “빅파마들이 특허 절벽을 앞두고 마진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원가를 절감하거나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마진을 보전해 줄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 향후 기술 수출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마주한 ‘데드라인’도 제시됐다. 조 대표는 “머크(MSD)의 경우 2027년부터 2032년 사이 전체 매출의 56%가 특허 만료 영향권에 들어온다”며 “50조원 매출 중 15조원 이상이 순식간에 사라질 위기 앞에 빅파마들이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아이템 소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팀장 또한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이어질 대형 품목들의 특허 만료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빅파마들이 M&A 및 라이선스 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텍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M&A 프리미엄이 기업 가치의 100%까지 치솟는 등 시장 주도권이 바이오텍으로 일부 이동하는 양상도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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