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형 AI·통합 데이터·스마트병원 등
빅5, ‘한국형 의료 AI’ 전환 본격 시동
ⓒ데일리안 AI 포토그래피
국내 주요 대형병원이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진료·연구·병원 운영 전반을 재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로 끌어올리고 있다. 희귀·난치질환 정밀진단을 비롯해 주권형 의료 AI, 통합 데이터 플랫폼, 스마트병원 구축까지 AI 활용 범위가 확장되면서, 국내 의료 현장에서도 ‘미래 의료’의 윤곽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로 희귀·난치질환 진단 고도화”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올해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희귀·난치질환 극복을 위한 임상연구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신년사에서 “국내 최초의 정밀의료 진료지원시스템인 ‘SNUH POLARIS’와 특화연구소 데이터플랫폼을 통해 유전체 정보 및 AI기반 희귀난치질환 정밀진단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성과를 실제 진료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소버린(주권형) 의료 AI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공동개발해 발표한 한국형 의료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KMed.ai’가 대표적이다.
(왼쪽부터)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KMed.ai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의료 표현과 국내 임상 기준을 반영해 설계된 모델이다. 해외 범용 AI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한국 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주권형 AI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병원은 여기에 더해 의료진과 직원들이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의료 특화 에이전트 플랫폼’도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를 ‘넥스트 세브란스’의 원년으로 삼고, AI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 기준을 재설계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AI 기반 통합지원 체계를 통해 진료와 연구를 뒷받침하는 한편,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금기창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의학교육과 진료, 병원 운영 전반에 있어서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올해를 ‘넥스트 세브란스’의 원년으로 삼아 연세의료원의 새로운 전략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AI 혁신으로 ‘미래병원’ 구현 속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 AI를 진단·연구와 조직 운영 혁신의 축으로 삼았다면, 다른 대형병원들은 병원 인프라와 데이터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병원 구현과 통합 데이터 관리, 의료 거버넌스 정비를 통해 AI 활용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다.
삼성서울병원은 ‘미래 의료의 중심 SMC’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첨단 지능형 병원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병원 전반의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 정보화 네트워크인 SDN을 도입하는 등 ‘하드웨어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스마트 병실·병상과 원격 회진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혁신’을 병행해 고난도 중증 진료에 최적화된 의료환경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열 서울성모병원장(가장 우측)이 비뇨의학과 신동호 교수, 류승아 전공의(가장 좌측)와 함께 시범운영을 시작한 차세대 AI 의무기록 솔루션 'CMC GenNote'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안과병원과 비뇨기암병원 개원 준비에 이어, 차세대 양성자치료센터 구축과 수술실 확장 등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의료 서비스 전반의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변화는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산하 병원을 총괄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중장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을 대상으로 AI 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해 의료 데이터 활용을 체계화하고, 진단·치료 효율화를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초의학사업추진단을 중심으로 진단·치료 기술 개발을 지원해 한국 의료 혁신의 중심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신설된 AI혁신지원실을 중심으로 AI 신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증하고, 검증된 기술을 적극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하나의 구조로 안전하게 관리하는 통합데이터플랫폼(IDP)을 구축해, 분석과 활용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나선다.
이를 통해 사용자 주도의 데이터 혁신과 최적화를 지원하고, 빅데이터·AI 기반의 신속하고 안전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AI 혁신은 이미 우리 업무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AI를 통한 혁신은 기술적 도구에 국한되지 않고 병원 전반의 업무와 역량을 재정의해 예측과 자동화에 기반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