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최대인데 이익은 줄었다" LG전자 4Q '1000억원대' 적자(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1.09 13:06  수정 2026.01.09 13:06

전자시장 부진 속 2025년 연매출 89조원 최대 경신

연간 영업익 2조4780억원, 4분기는 '1094억원' 적자

상반기 방어 후 하반기 둔화, 비용 집중에 수익 급락

외형 성장 보였으나 비용 부담이 발목, 내년 실적 주목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전경.ⓒ데일리안DB

글로벌 전자시장이 장기간 침체 국면에 머문 가운데 LG전자는 2025년 연간 매출 89조202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4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감소했고, 4분기에는 10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LG전자의 '질적 성장' 전략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2025년, 상반기 방어 → 하반기 둔화 → 4분기 급락


분기별로 보면 2025년 LG전자의 실적 흐름은 뚜렷하다. 1분기에는 분기 기준 최대 매출(22조7447억원)을 기록, 영업익 역시 1조원대 수준을 유지하며 견조한 출발을 보였지만, 2분기(20조7400억원) 들어 소비심리 회복 지연과 비용 부담이 겹치며 영업이익(6391억원)이 크게 줄었다.


3분기에는 매출 21조 8751억원, 영업익 6889억원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전년 대비 개선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이후 4분기(매출 23조8538억원, 영업 손실 1094억원)에는 TV·디스플레이 수요 부진과 하반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집중 반영으로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분기 영업 손실은 지난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전 사업부 대상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 관세 영향과 철강 알루미늄 품목관세 등의 영향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가전 사업을 이끄는 HS사업본부, TV사업 담당인 MS사업본부가 특히 적자를 기록했을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전경.ⓒ뉴시스
4분기 적자의 원인, 매출 감소 아닌 '비용'

다만 연간 매출은 89조2025억원으로 2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간 누적 영업이익으로 2조4780억원이라는 흑자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됐다는 점에서 구조적 부담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분기 영업이익 적자의 핵심 원인은 매출 감소가 아니라 비용 증가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연말 비수기 특성상 TV·가전의 수익성이 낮아졌다. 여기에 하반기 진행된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 비용이 한꺼번에 4분기에 반영되며 분기 손익을 크게 끌어내렸다. 다만 비용 선제 반영이 향후 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시장은 부진한데 매출 증가 배경은 '구조'

글로벌 전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데도 LG전자의 매출이 늘어난 배경은 소비자 시장 회복이 아닌 매출 구조 변화에 있다.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사업 비중 확대와 가전 구독, 유지보수, 플랫폼(webOS) 등 서비스 매출 누적이 매출로 인식된 영향도 크다.


특히 전장과 HVAC는 프로젝트 단위로 매출이 인식돼 출하량 변동과 무관하게 외형 성장을 뒷받침한다. webOS 플랫폼 역시 TV 판매량과 상관없이 누적 기기 기반으로 광고·콘텐츠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같은 제품을 팔더라도 '한 번의 매출'이 아니라 '지속적인 매출'로 잡히는 영역이 늘어난 셈이다.

시험대 오른 질적 성장, 2026년 실적 개선 여부 촉각

LG전자는 이러한 구조 변화를 두고 '질적 성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B2B, Non-HW(비하드웨어), D2C(소비자직접판매) 영역의 매출 비중은 전사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질적 성장은 곧바로 영업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크다.


전장과 플랫폼, 서비스 사업은 초기 투자와 인력·마케팅 비용이 먼저 발생하는 구조다. 반면 TV·디스플레이 등 기존 사업은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그 결과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 부담이 이를 상쇄하며 이익은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 시장 해석이다.


지난 5년간 LG전자 연결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9% 수준이다. 전자 시장 침체 속에서 매출 최대를 기록한 LG전자가 외형 성장을 비롯해 내실을 다질 수 있을 지 시장은 올해 실적 개선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설명회를 통해 사업본부별 확정 실적과 중장기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 측은 "미국 관세 부담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나, 생산지 운영 효율화 및 오퍼레이션 개선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관세 부담분을 상당 부분 만회한 만큼 올해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질적 성장 영역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수익성 기반의 성장 구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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