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숙박음식점업 생산 1.5% 증가 전환
원·달러 환율 1403원→1439원 가계대출 재확대
임금·소득·자산 격차 확대 ‘K자형 성장’ 경고등
정부는 9일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2026년 경기 흐름은 내수 개선과 반도체 호조 등 영향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정부가 내수 개선과 반도체 호조를 근거로 경기 회복세 확대를 내다봤다. 반도체 세계 2강과 방산·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 구상을 내세웠다.
하지만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재확대, 연체율 상승은 민생 회복의 변수로 남는다. 대기업·IT 편중과 임금·소득·자산 격차 확대에 따른 ‘K자형 성장’ 우려도 함께 나온다.
내수 개선·반도체 호조 기대…회복세 확대 시나리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내수 개선, 반도체 호조 등으로 회복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정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2025년 3분기 전년 대비 1.5% 늘며 14분기 만에 증가로 돌아섰고, 숙박·음식점업 생산도 같은 기간 1.5% 늘어 10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서비스업 취업자도 2025년 1~11월 전년비 월평균 50만명 증가 흐름을 보이며 내수 회복 기대를 뒷받침한다.
성장 동력은 ‘반도체+α’다. 반도체 ‘세계 2강’ 구상을 앞세우되 방산과 바이오, 문화 등 신성장 엔진을 함께 키워 편중을 줄이겠다는 방향이다. 동시에 석유화학과 철강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저탄소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환율 1403원→1439원…생활물가와 기업 비용 압력
경기 회복세 확대 전망에도 환율 등 변수는 여전하다. 특히 올해 경제 여건을 가르는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기말)은 2025년 3분기 1403원에서 4분기 1439원으로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이 높게 유지되면 수입물가가 올라 생활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업도 원재료와 부품 조달 비용이 늘어나 원가 압박이 커진다.
환율이 불안하면 기업들은 신규 투자 타이밍을 늦추고 가계는 체감 물가를 먼저 걱정하게 된다. 내수 회복세가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오더라도 환율이 흔들리면 회복의 체감 속도가 꺾일 수 있다는 의미다.
내수의 지속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는 가계부채다. 가계대출 증감(전월비)은 2025년 8월 4조7000억원에서 9월 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가 10월 4조9000억원으로 다시 커졌고 11월에도 4조1000억원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가계부채가 다시 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가계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내수 회복세가 있더라도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면 소비 반등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2024년 6월 7.24%에서 12월 6.81%로 낮아졌다가 2025년 6월 8.37%로 다시 높아졌다. 취약 차주 부실이 늘면 지역 소비와 자영업으로 부담이 번진다. 가계대출 증가 흐름과 겹치면 내수 회복세가 넓게 퍼지기 어려울 수 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왼쪽에 두 번째)이 2026년 경제성장전략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재정경제부
IT·대기업 편중 심화…‘K자형 성장’ 고착 우려
인구 감소, 투자위축, 생산성 정체도 관건이다. 생산연령인구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17만명을 기록했으나, 2020년부터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대는 31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대는 50만명, 2040년대는 48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2000년대 투자 증가율은 4.6%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010년대엔 3.2%로 낮아졌으며,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투자율은 1.2%를 기록했다.
대기업·IT 편중 성장 속 불공정거래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지역 간 격차 확대로 소득·자산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K자형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IT와 비IT 부문 국내총생산(2000년=100)을 보면 1995년 IT 42·비IT 76에서 2005년 185·126, 2015년 440·178, 2024년 882·214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노동시장에서도 임금 격차가 뚜렷하다. 2024년 시간당 임금(6월 기준)에서 대기업 정규직을 100으로 둘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2.3, 중소기업 정규직은 57.7,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41.5로 나타났다.
소득 지니계수(2023년)는 한국 0.323으로 OECD 0.307보다 높았고, 2025년 3월 기준 순자산 지니계수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이 같은 양극화는 인적자본 형성 저해(교육·근로의욕 저하), 출생률 하락(수도권 집중·경쟁 심화), 내수 기반 약화(고소득층 한계소비성향 낮음)로 이어져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민간소비가 지난해 1% 초반 정도 되는데, 올해는 1% 후반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구매력이 늘어나는 등 소비심리 회복 영향”이라며 “최근에 반도체 호조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기관이 전망하는 걸 보면 올해 반도체 매출이 40~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부분이 수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양극화, 소득 격차 등이 악화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도 굉장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며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고민들을 하고 있다. 또 대·중기 상생 성장 전략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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