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스닥’ 노리는 코스닥, 정부 정책에 부스터 달까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12.23 07:27  수정 2025.12.23 07:27

이달 1.8% 상승…장중에는 3년 8개월 만 최고치 기록

천스닥까지 7.6% 남아…정부 코스닥 회복 의지 ‘활활’

부실기업 퇴출부터 기관 유입·국민성장펀드 공급까지

빚투 규모도 확대…과거 세 차례 실패 사례는 고려 요인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이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향한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투자자 관심이 코스닥으로 향하고 있다.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에 온기가 돌았던 만큼, 코스닥이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22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87포인트(1.52%) 오른 929.14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코스닥 지수는 1.8% 상승했는데, 11일 장중에는 943.19까지 치솟아 2022년 4월 6일(947.41)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코스닥이 1000선 위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2022년 1월 5일이 마지막이다. 현 수준에서 ‘천스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7.6% 올라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했으나,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상승 모멘텀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뢰 회복을 위해 상장심사 및 상장폐지 기준을 재설계함으로써 부실 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코스닥 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 유입 확대와 세제 지원부터 기업공개(IPO) 시 공모가 산정 객관성 제고 및 주관사 책임 강화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공급을 본격 시작할 예정인 점도 코스닥 상장 기업들에 긍정적이다. 벤처·기술 기업의 스케일업과 회수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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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분위기에 투자자들 역시 코스닥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집계된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일 기준 10조524억원으로, 이달 11일을 기점으로 연일 10조원을 웃돌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으로, 잔고 증가는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부의 상장·퇴출 구조 개편과 기관 유입 정책이 본격화되면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부실 기업의 상장폐지 강화와 상법 개정, 공개매수 관련 법안 통과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부양책과 함께 모험자본 활성화 과정에서 기관의 안정적인 수급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부터 외국인 통합계좌 활성화로 접근성이 높아지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 20년 동안 세 차례에 걸친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유의미한 성과가 없었던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코스닥 정책이 발표된 시점에서 단기 급등한 이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던 사례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천스닥 정책 드라이브 및 연기금의 코스닥 대량 매수세는 긍정적이지만 외국인을 유인하는 핵심 동인은 영업이익 상승 및 실적 기대감”이라며 “정부 정책 기대감만으로는 외국인의 지속적 매수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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