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듦이 다 보상 받는 느낌"…외로움 없는 '서울마음편의점'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12.18 02:37  수정 2025.12.18 02:37

외로움 없는 서울 프로젝트 일환인 서울마음편의점, 지난 3월 말부터 시범운영

11월 말 기준 이용시민 5만2020명…올해 목표였던 5000명 10배 이상 넘어서

이용자 "사람들과 교류하고 자기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많은 보람 느껴"

고독사 비율, 외로움 해소 사업 참여률 높은 중장년 중심으로 '외업서 시즌 2' 계획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데일리안 허찬영 기자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었는데 여기와서 다 보상받는 느낌을 받았어요."


서울시의 고독·외로움 해소 사업인 '서울마음편의점'이 지난 3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가운데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외로움'을 의제로 던지고 시민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인 서울마음편의점은 지난 3월 말부터 관악·강북·도봉·동대문 4곳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이달 말에는 구로구에 새롭게 1곳이 문을 연다. 급격한 1인 가구 증가로 외로움과 고립감에 맞닥뜨린 시민들이 세상과 벽을 쌓는 일이 없도록 편하게 드나들며 속마음을 털어놓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휴식은 물론 외로움 자가 진단, 전문가 및 고립 경험 당사자와의 상담, 외로움 해소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라면, 미역국 등 간단한 먹을거리도 준비돼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서울마음편의점(4곳)을 이용한 시민은 총 5만2020명으로 지난 6월 말 대비(1만4639명) 약 4만명 늘었다. 이는 올해 이용자 목표인 5000명을 10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용 연령대는 65세 이상 어르신이 68.9%, 중장년 24.4%, 청년 4.4%, 미성년자 2.2%다.


오 시장은 17일 오후 서울 성민종합사회복지관에 위치한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을 찾아 이용자, 서울마음편의점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용자분들께서 만족하시고 실제로 성과도 좋다니 크게 보람을 느낀다"며 "내년에는 '외없서 프로젝트' 관련 예산을 좀 늘려 25개 자치구에 마음편의점을 1개씩 만들 계획이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해서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마음편의점 이용자인 김모(50대)씨는 "지난해 가족사로 인해 심적으로 힘들었던 와중에 이곳을 알게 됐다"며 "사람들과 교류하고 자기계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큰 위로와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시민들이 부담없이 서울마음편의점을 많이 찾는 배경에는 편안한 분위기와 지점별 특화 프로그램 등이 있다. 오 시장이 이날 방문한 관악점은 청·중장년 가구 대상 치유농업, 아로마테라피 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순자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 자치위원은 "방문할 때마다 포인트가 제공되는데 이걸 모아 음식을 사먹고 특화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이용자들이 직접 돈(포인트)을 벌어 정당한 가치를 지불한다는 느낌을 받아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 외로움을 해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마음편의점 외에도 '외로움안녕120', '365 서울챌린지' 등 외없서의 핵심 사업도 이미 목표치를 넘어서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외로움을 느끼거나 공감 등 도움이 필요할 때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전담콜센터 '외로움안녕120'은 올해 상담목표인 3000건을 약 9.6배 넘은 2만9000여건을 기록했다. 올해 4월 시작 후 한 달 반에 3088건의 상담이 진행되는 등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따릉이 타보기, 서울둘레길 걷기 등 일상 속 크고 작은 미션을 수행하며 일상 속 활력을 불어넣는 '365 서울챌린지'는 올 한해 1만7500여 명이 함께했다.


한편 서울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외업서 시즌 2'에는 고독사 비율, 외로움 해소 사업 참여률 높은 중장년을 핵심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외로움은 더이상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으로 시작한 '외없서 프로젝트'가 이웃과 여러 후원자의 도움으로 체감할 수 있는 따뜻한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시즌2는 우리 사회를 든든히 지탱해 온 중장년층의 외로움에 더욱 귀 기울여 진정으로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 외로움 없는 서울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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