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4억' MC푸라 꺼낸 이유…페라리·람보르기니 겨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2.18 10:00  수정 2025.12.18 10:00

마세라티, '최고 630마력' MC푸라 국내 공개…사전주문 시작

올해 국내 7~11월 판매 대비 93% 증가…신차 효과 뚜렷

그레칼레로 볼륨 키우고 MC푸라로 '하이럭셔리' 회복 전략

내년 연간 400대 판매 목표…"고성능 알리는 데 집중"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코리아 총괄 사장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전시장에서 국내 최초 공개된 'MC 푸라' 모델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마세라티가 고성능 슈퍼 스포츠카 'MC푸라(PURA)'로 페라리, 람보르기니가 휩쓸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올 7월 한국 법인 출범 이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국내에서 흐려진 '하이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마세라티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 전시장에서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열고 'MC 푸라'를 국내 최초 공개하고, 이날부터 사전 주문을 시작했다. 쿠페 버전의 MC푸라와 컨버터블 버전의 MC푸라 첼로 등 2개 모델로 판매된다.


MC푸라는 111년의 이탈리안 럭셔리 헤리티지와 레이싱 DNA 본질에 집중한 상징적 모델로, 마세라티의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MC20 대비 경량화와 레이싱 성능 및 몰입감에 집중하면서 이름처럼 '순수한 본질'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MC푸라는 마세라티가 100% 독자 개발한 3.0L V6 네튜노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은 630마력, 최대 토크는 730Nm에 달한다. 최고 속도는 320km/h, 제로백은2.9초에 불과하다.


가격은 MC푸라는 3억3880만원부터, MC푸라 첼로는 3억7700만원부터 시작한다. 주문 제작 형식인 만큼 색상, 사양 등이 추가되면 평균 구매가는 4억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총괄 사장은 "MC푸라는 오랜시간 동안 지켜온 GT라는 가치 아래 일상 주행 속에서도 스포츠카 본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한국 시장은 마세라티에게 매우 중요하고 또 특별하다"고 말했다.


 韓서 떨어진 자존심, 다시 세운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높은 가격대에 판매량을 견인할 차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MC푸라를 꺼내든 건 마세라티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마세라티는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연 1000대 이상 판매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으나, 2019년 이후 판매량이 급속도로 하락하며 존재감이 시들해졌다.


게다가 10년 전 대비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한국이 '사업하기 좋은' 시장으로 올라섰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과거엔 1년에 100대도 채 팔리지 않았던 수억대 차량이 최근 2~3년 사이 연간 수천대씩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쟁 브랜드로 꼽히는 페라리, 람보르기니는 수억원대의 가격과 주문 후 인도까지 최소 1~2년의 기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올해 마세라티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페라리의 올 1~11월 판매량은 322대, 람보르기니는 391대에 달한다. 같은 기간 260대를 판매한 마세라티 대비 많게는 100대 이상 더 팔아치운 셈이다.


마세라티 'MC푸라' 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작년 7월 17년 만에 한국 법인을 공식 설립하고 브랜드 재정비에 나선 만큼, 마세라티는 자존심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작년 법인 설립 이후 1년간 신차를 꾸준히 투입한 결과, 마세라티의 올 7~11월 판매량은 작년 대비 무려 93% 늘었다.


다카유키 사장은 "93%라는 수치는 한국 시장에서 마세라티라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전략적인 투자도 감행했다.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마세라티의 존재감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 간 내연기관, 전기차, 슈퍼 스포츠카인 MC20과 MC퓨라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 만큼 내년부터는 브랜드 핵심 가치인 'GT(고성능)'을 알리는 데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판매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레칼레, 그레칼레 폴고레 모델로 볼륨을 잡고, MC푸라와 MC20 등 슈퍼 스포츠카 라인업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엔 연간 400대까지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다카유키 사장은 "바디 타입에 상관없이 SUV가 됐던, 쿠페가 됐던 그 공통점은 바로 GT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어필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도 시장상황이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우리는 리치 브랜드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간 400대 목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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