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백상예술대상서 방송 부문 대상을 차지한 '흑백요리사'가 시즌 2로 돌아왔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들과 실력파 요리사들이 맞붙는, 오직 맛으로만 승부하는 요리 서바이벌이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김학민·김은지 PD를 비롯해 백수저 셰프 선재스님, 후덕죽, 손종원, 정호영과 흑수저 셰프 술 빚는 윤주모, 중식마녀, 아기맹수, 프렌치파파 등 출연진이 참석했다.
"다행히 살아남아서 시즌2로 뵙게 돼 반갑다"며 말문을 연 김학민 PD는 시즌1의 인기가 컸던 만큼 시즌2 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부담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시즌1이 너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무게감이 크게 느껴졌다"며 "출발점은 '변화를 위한 변화'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큰 사랑을 받은 요소들은 보완하고, 아쉬운 부분만 새롭게 대체해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PD는 "시즌1 이후 고사했던 셰프들이 용기를 내 자진 지원을 했다. '흙수저로 도전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셰프들도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화제가 된 선재스님과 후덕죽의 합류에 대해 "시즌1 때는 감히 제안할 용기가 없었는데, 이번엔 '거절하더라도 제안해보자'고 했고 선뜻 수락해주셔서 놀랐다"며 "100인 라인업이 완성됐을 때 빨리 자랑하고 싶었는데 9개월 넘게 참았다. 이제야 자랑할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제작진은 시즌2의 새 장치로 '히든 백수저' 룰을 내세웠다. 김학민 PD는 "변화를 지양하되, 시즌2인 만큼 새로운 재미는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재도전이라는 룰을 부여할 때 시즌1에서 어떤 분들을 가장 궁금해할지 고민했고, 그 지점에서 최강록·김도윤 셰프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은지 PD는 당시 촬영 현장을 떠올리며 "셰프 100명에 스태프 300명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두 분의 결과가 나올 때 정적이 흐를 정도로 모두가 숨죽였다"며 "담당 작가들도 함께 기뻐하고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션 구성 스케일은 더욱 커졌다. 김학민 PD는 "냉장고 어딨냐는 반응이 제일 많았다"며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 대한민국 지도가 그려지고 지역 특산물이 솟아오르면 어떤 재미가 나올까 상상하며 출발했다. 랜덤보다 셰프들이 지역을 선택하는 전략적 재미도 있겠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잘됐던 프로그램인 만큼, 우리나라를 알리는 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잘 알려진 특산물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재료도 고르게 배치했다고 밝혔다.
출연진들의 각오도 이어졌다. 선재스님은 "일상적인 생활 자체가 수행"이라며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 이곳에서 99명의 수행자(셰프)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인 모든 분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긍지를 가졌으면 좋겠고 행복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경쟁심은 없었다"고 전했다. 57년차 중식 대가 후덕죽은 "57년이라는 시간이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일하며 배울 것도 있고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양성시키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 요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 업"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호영은 "시즌1에서 출연 제안 받았었으나 거절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시즌2 모집할 때 연락이 안와 조급했는데 결국 연락이 와서 함께 하고 있다"며 "서바이벌에서 실력을 보여주려면 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조급하고 떨려서 실력 발휘하기 힘들다. 저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살면서 가장 짜릿하고 유쾌하고 행복한 서바이벌을 경험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호영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흑수저 키친보스를 꼽으며 "백수저로 나올만한 실력의 친구다. 저 친구는 피하고 싶다"고 장난스레 말했다.
흑수저 셰프들도 저마다의 서사를 꺼냈다. 술 빚는 윤주모는 "생존을 전혀 예상 못했다. 기대를 안 했기에 감동이 컸다"며 "이후 대결을 붙어야 한다면 중식마녀와 붙어서 장렬히 전사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중식마녀는 "25년간의 호텔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K-중식을 보여주고 싶다"며 "여성으로서 유리천장을 깨고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프렌치파파는 “어제 방송을 아들과 봤는데 아이가 제가 우는 장면에서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집중했다"며 "요리를 계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흑백 요리사'를 통해 큰 위로를 받았다. 경연하는 동안 여전히 요리를 좋아한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작진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손종원 셰프를 캐스팅하는 과정이 가장 쉽지 않았다고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김은지 PD는 "손종원 셰프가 저희를 정말 애태웠다. 한 번은 완전히 거절하셔서 물러났는데 몇 주 뒤 회의실에서 한 번만 더 미친 척하고 제안 드려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연락드렸다"며 "지금 함께하고 계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손종원은 출연을 망설였던 이유로 본업과의 병행을 꼽았다. 그는 "도전도 중요하지만 셰프로서 업장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해 처음엔 거절했다"며 "그런데 일정을 조율하고 보니 식당 운영과 시간이 겹치지 않았다. 또한 몇 번이고 부탁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은지 PD는 "시즌1이 11회였고 이번 시즌2가 13회로 구성돼 회차가 늘었다. 그만큼 더 많은 감동과 재미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학민 PD는 "저희 딸도 시즌2를 기다리다가 보는 중인데 스포일러를 할 수 없어 아무 말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프로그램을 보는 순간만큼은 힘든 고민을 잊고 '치맥'과 함께 재밌게 보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는 지난 16일 3화까지 공개됐으며 매주 화요일 에피소드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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