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현실적인 예산’ 안에서 감도 있는 겨울 룩을 제안한다. 12월의 키워드는 퍼 자켓이다. 기온이 더 깊게 내려가는 12월에는 아우터의 존재감이 커지지만, 스타일의 핵심은 여전히 전체 실루엣에 있다. 특히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 위에 어떤 텍스처를 한 겹 더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이번 달의 룩은 퍼 자켓에서 출발한다. 과하지 않은 볼륨과 부드러운 표면감만으로도 겨울의 무드를 가장 쉽게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레터프롬문, 유희, 더바넷
이번 코디는 총 41만 7000원의 예산 안에서 구성했다. 겨울용 아우터까지 포함된 가격치고는 충분히 합리적인 구성이다.
ⓒ레터프롬문
먼저 레터프롬문의 시프네 더블 버튼 퍼 자켓(아이보리)은 22만원이다. 촘촘한 퍼 텍스처가 부드러운 볼륨을 만들고, 더블 버튼 구조가 기본 실루엣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아이보리 톤이 은은한 따뜻함을 더해 겨울 아우터 특유의 무거움을 덜어주는 점도 장점이다.
카라 라인은 얼굴선을 부드럽게 감싸고, 전체 기장이 힙을 가볍게 덮어 안정적인 비율을 만든다. 두께감이 적당해 패딩처럼 부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니트 위에 걸치면 충분한 보온력이 유지된다. 데일리 데님과 매치하면 담백한 겨울 룩이 되고, 슬랙스와 연출하면 단정한 무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퍼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 덕분에 코트보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원하는 날에 손이 가장 먼저 갈 아우터다.
ⓒ유희
다음으로 유희의 Basic Boat Neck Long Sleeve White는 4만 9000원이다. 단정한 보트넥 라인이 목선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실루엣이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은 기본 상의다. 화이트 컬러 특유의 선명함이 겨울 룩의 무거움을 밝게 환기시킨다.
길게 떨어지는 소매 덕분에 손목 라인이 자연스럽게 강조되고, 아우터 안에 넣어 입었을 때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두께감은 가볍지만, 이너로 활용했을 때 실루엣을 정돈하는 역할이 확실하다. 슬랙스와 매치하면 깨끗한 데일리룩이 되고, 퍼 자켓이나 니트 아래 레이어드하면 겨울의 온도감 속에서도 선명한 베이스를 만들어준다.
ⓒ더바넷
마지막으로 더바넷의 Effie Straight Denim은 14만 8000원이다. 탄탄한 코튼 원단이 허리와 힙선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과하게 슬림하지 않은 스트레이트 실루엣이 전체 룩의 균형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은은한 중청 컬러가 겨울 아우터와도 부담 없이 어울린다.
밑위가 적당히 높아 다리가 길어 보이고, 발목까지 떨어지는 라인이 부츠·스니커즈 등 다양한 신발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퍼 자켓과 매치하면 텍스처 대비가 선명하게 살아나고, 니트와 함께하면 편안한 데일리룩으로 무드를 확장할 수 있다. 지나치게 트렌디한 요소가 없어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오래 활용하기 좋은 데님이다.
이 룩의 핵심은 부드러운 텍스처와 선명한 라인의 조화에 있다. 아이보리 퍼 자켓의 온기에 화이트 톱의 깨끗한 베이스가 더해지면서 전체 톤이 가볍게 정리되고, 스트레이트 데님이 실루엣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아우터는 소매를 살짝 걷어 자연스러운 볼륨을 연출하고, 데님은 밑단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길이를 선택하면 퍼 소재와의 균형이 더욱 선명해진다. 주얼리는 작은 실버 라인 정도로 마무리해 룩의 담백한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결국 이 조합의 매력은 과하지 않은 텍스처만으로도 감도가 완성되는 겨울 룩이라는 점에 있다. 총 40만 원대 예산 안에서도 톤과 질감의 균형이 맞춰지면 충분히 세련된 인상이 만들어진다.
퍼 자켓이 겨울의 온기를 채우고, 화이트 톱이 베이스를 정리하며, 스트레이트 데님이 전체 실루엣을 견고하게 잡아준다.
차분한 12월의 공기 속에서, 이번 달의 현실적인 스타일링을 가볍게 완성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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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 어반에이트 패션 크리에이터, 아나운서minjeoung7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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