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유력주자 田, 의혹 전면 부인하며 전격 사임
단시간 내 의혹 해소 못하면 출마 어려워질 수 있단 관측도
국민의힘엔 '정치적 호재'…내부 경쟁 본격화할 수도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여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3선·부산 북갑)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전격 사임하면서 여권의 부산시장 탈환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부산뿐만 아니라 PK(부산·울산·경남) 선거판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재수 전 장관의 낙마를 '정치적 호재'로 보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에 유리한 선거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3선을 공식화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잠재적 경쟁자들 간 내부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과 맞대결을 펼쳤을 때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등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
실제로 지난 9월 13~15일 부산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전 전 장관은 17%, 박 시장은 15%를 기록하는 등 전 전 장관은 박 시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한 유일한 여권 후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부산 선거판을 이끌 유력주자가 '돌발 악재'에 맞닥뜨리면서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 "수사를 지켜보자"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전 전 장관이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만큼, 아직은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전 전 장관의 해수부 장관 사임이 부산시장 도전을 염두에 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 전 장관과) 내가 직접 통과를 했는데,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 본인이 완강히 부인하고 출처도 완전히 불분명한 상태"라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전 전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빠른 시간 내에 깔끔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결국 부산시장 출마는 힘들어질 것이라는 기류도 존재한다.
이 같은 분위기와 맞물려 전 전 장관을 제외한 시장 후보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재호 전 의원은 출마를 고민 중이다. 전 전 장관의 출마가 무산될 경우 박 전 의원에게 '역할'을 요구하는 부산 여권의 목소리는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최측근 고 서석재 전 신한민주당 의원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박 전 의원은 부산 남을에서 재선(20·21대)을 지냈다.
최인호 전 의원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일단 부산시장 도전을 접은 상태다. 최 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HUG 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은 부산 사하갑에서 재선(20·21대)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해수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전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지난 2022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만큼, 본인이 직접 플레이어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부산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10월 출마 선언을 했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영입인재 2호로 발탁된 이 전 위원장은 CJ인터넷 이사, 엔씨소프트 전무, 자율주행 스타트업 CEO 등을 역임했다.
여권의 유력 후보였던 전 정 장관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부산이 고향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 전 장관이 이날 사의를 표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면직안을 재가하면서 내년 부산시장 선거는 국민의힘에 유리한 구도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전 전 장관이 결국 출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전재수 의원이 이번에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이면서 부산시장 불출마는 물론이고 앞으로 정치적 미래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된 말은 아끼면서도 지역 정가 분위기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김도읍 정책위의장(4선·부산 강서), 조경태(6선·부산 사하을)·이헌승(4선·부산 부산진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원래 부산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데다가, 이번에 전재수 의원이 크게 상처가 나면서, 우리 당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초 출마 생각을 크게 안하던 의원들도 이번에 다시 생각해보지 않겠나. 경쟁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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