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민주당에도 금품 지원 의혹
與, 수사 자청 및 자체 조사 등 언급
"파헤쳐야" "철저히 수사하면 될 일"
野, 민중기 특검·금품 수수 의혹 與 인사 법적 대응 예고
청탁금지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통일교가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을 두고 파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수사를 자청하거나 자체 조사에 나서는 방법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내란 특검'을 끝으로 '3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의 활동 기한이 모두 종료되는 이달 28일을 기점으로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2차 추가 종합 특검' 추진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박지원 의원은 9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도 통일교에서 금품을 줬다 하는 건 철저히 수사를 해야 된다"며 "(수사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당 차원에서 조사도 가능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격이 최대 방어"라며 "민주당에도 통일교의 검은손이 들어왔다면 파헤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깨끗하다"고 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당에서도 여러 사항들이 특정된다면 그런 부분들은 대응하고 조사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통일교가 민주당도 지원했다는 진술 역시 정식 기록으로 남기고 사건 번호를 부여했다.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인계할 방침"이라며 "민주당 인사에게도 위법한 자금이 흘러갔다면 수사기관에서 절차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 차원의 윤리감찰단 진상조사 등이 이뤄져야 되지 않겠나"라며 "국민의힘의 통일교와의 조직적 결탁 문제와 다르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중기 특검과 통일교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여권 인사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여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치개입 등 불법행위를 하는 종교단체에 대한 해산을 언급한 것을 두고선 "공권력으로 진실을 덮으려는 '입틀막'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직무유기이자,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국민의힘은 민중기 특검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 민중기 특별검사 본인뿐 아니라 관련 수사관들도 전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진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혐의를 형사고발하겠다"며 "통일교 금품을 받은 민주당 인사들을 뇌물죄 및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함께 고발한다"고 적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이 민생문제를 논의하기도 바쁜 국무회의 시간을 '종교탄압 토론회'로 만들어 놨다"며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자 '더 말하면 씨를 말리겠다'고 공개적으로 겁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교가 해산돼야 한다면 민주당도 해산돼야 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으로 종교를 탄압하고 국민 입을 막으려 하지만 오물은 아무리 덮어놓아도 냄새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앞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하고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특검팀에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재선 의원 2명에게 각각 수천만원의 현금 등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기념회 도서 구매나 정치후원금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윤 전 본부장이 특검에 통일교의 지원이 있었다고 진술한 민주당 정치인은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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