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리딩파티로 금융 접근성 재설계
학교도 정책도 못 채운 ‘성인 금융문해력’ 수요 폭발
핀테크가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
19일 서울 장충동 카페 ‘프릳츠 장충’에서 열린 토스 <더머니이슈> 리딩파티에서 참가자들이 매거진을 읽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돈은 결국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 같아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해주는 자유를 주는거죠”
지난 19일 저녁 서울 장충동 카페 ‘프릳츠 장충’에서 열린 토스 <더머니이슈> 리딩파티 현장에서 20대 참석자는 ‘당신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금융소비자들은 평생을 돈과 함께 살지만, 정작 ‘돈의 본질을 배우는 경험’은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그 빈칸을 금융회사 대신 ‘핀테크’가 메우기 시작했다. 리딩파티 현장에는 이 같은 금융문해력의 공백을 체감하는 소비자들이 모였다.
누군가는 “집값 앞에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내 연금은 얼마나 필요한지 처음 생각해봤다”고 했다.
금융문해력의 공백, 정책도 학교도 채우지 못한 그 자리를 토스는 ‘1인분의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매거진 발간과 리딩파티 행사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건드리고 있었다.
잡지와 파티가 던진 메시지: ‘돈을 이해하면 삶이 달라진다’
지난해 10만부 이상 판매된 <더 머니북> 이후, 토스는 이번에 한층 확장된 형태의 라이프스타일 경제 매거진 <더 머니이슈>를 지난 17일 선보였다. 단순한 투자·저축 팁을 넘어 ‘1인분의 삶, 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담은 잡지다.
토스 브랜드 담당자는 현장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이 매거진 자체가 결국 금융생활의 설계서를 쉽게 풀어 쓴 거예요. 금융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읽히는 언어’로 다시 번역하는 게 목표죠”
이날 리딩파티에는 사전 신청자 수백 명 중 추첨된 40여 명이 참석했다. ‘돈’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앞에 두고도 분위기는 의외로 따뜻했다.
참가자들은 “기초지식이 없는데 술술 읽힌다”는 매거진에 대한 평가부터 “누구에게도 묻기 어려운 돈 이야기를 처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AI, 자산관리, 커리어… 삶 전체가 돈과 연결된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는 소감을 내놓았다.
토스의 접근은 ‘토스의 서비스가 이렇게 좋다’는 홍보보다는 금융 문해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가까웠다. 정답을 주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할 근육을 만드는 방식이다.
19일 서울 장충동 카페 ‘프릳츠 장충’에서 열린 토스 <더머니이슈> 리딩파티 2부에선 6명의 호스트들이 참가자들을 만나 각기 다른 주제로 ‘돈’을 다뤘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유튜버 김짠부가 진행한 세션은 ‘자산관리 트렌드와 N잡’이었다. 하지만 자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보다는 ‘돈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이 오갔다.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고민을 직접 꺼냈다.
“서울에서 내 집이 가능할까 하는 불안감이 항상 있다”, “연봉은 조금 오르는데 물가는 훨씬 빨리 오르는 게 체감된다”, “노후에 월 200만 원을 만드는 법을 알고 싶다”, “집·일·연금… 뭐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김짠부는 그 자리에서 투자 계산기를 열어 직접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100만원은 60대의 2000만원이에요. 금융은 결국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예요”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노후 그림’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돈이 결국 ‘삶을 설계하는 언어’라는 사실을 체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금융은 어렸을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배우지 못했다
한국은 초·중·고 시절 금융교육은 제도적으로 형식에 그쳤고, 대학·사회 진입 이후에는 실전 금융을 안내해주는 체계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다.
정책은 규제와 대출·세제 이슈에 집중되지만, 금융소비자들이 어려워하는 지점은 정보 부족보단 ‘이해력의 부족’이다.
수많은 금융상품 중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 금리·정책이 바뀔 때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비·투자·주거·커리어를 한 묶음으로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19일 서울 장충동 카페 ‘프릳츠 장충’에서 열린 토스 <더머니이슈> 리딩파티에서 참가자들이 매거진을 읽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토스는 이런 금융 상품을 판매하기 이전에 금융소비자가 돈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리딩파티를 연 이유 역시 ‘서비스 노출’이 아니다. 브랜드팀 관계자는 “좋은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라는 신뢰를 쌓는 것. 그게 장기적으로 금융서비스의 경쟁력이 된다”고 평가했다.
결국 금융 이해력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소비자의 의사결정 능력이며, 이는 곧 금융생활 전반의 만족도·신뢰도와 직결된다.
핀테크 기업이 이 영역에 뛰어드는 건 ‘젊은 브랜드가 감성을 건드린다’는 수준이 아니라 금융시장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전략적 행보로 봐야 한다.
돈 이야기가 삶 이야기가 될 때…새로운 금융 생태계
리딩파티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이런 자리는 드물다”고 입을 모았다.
“돈 얘기만 할 줄 알았는데, 결국 삶 얘기가 됐다”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됐다”
“어른이 된 뒤 처음으로 금융을 ‘배운’ 느낌이었다”
토스가 만든 <더 머니이슈>는 재테크 팁을 나열하는 잡지가 아니라 한국 금융소비자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금융 문해력 증진 플랫폼’에 가깝다.
금융서비스 경쟁의 다음 단계는 더 빠른 송금이나 더 간단한 UX가 아니라, 소비자의 금융문해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가져가는 것임을 이번 현장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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