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국제대회 성적 올릴 때마다 황금세대가 주도
03년생에는 문동주, 안현민, 김도영, 김영웅 등 포진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 잡아가는 문동주. ⓒ 뉴시스
KBO리그가 12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은 국내 야구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 야구는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을 기록하며 절정을 내달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WBC에서는 최근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으며 프리미어12에서도 일본과 대만의 기세에 눌려 자존심을 구겼다. 급기야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노메달 수모에 그치며 긴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낼 때면 늘 ‘황금 세대’가 주축이 되어 맹활약을 펼쳤다.
박찬호, 박재홍, 임선동, 조성민, 송지만 등이 주축이 된 73년생(또는 92학번) 선수들은 한국을 넘어 해외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에드먼턴 키즈로 불리는 82년생(01학번)에는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오승환 등 국가대표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해 한국 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다.
약 10년 단위로 이어지고 있는 황금세대는 1990년대 초반 태어난 선수들이 국가대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맥이 끊겼고, 한국 야구의 침체와도 궤를 함께한 모습이다.
다시 하나의 세대가 지났고 이제는 2003년생 선수들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문김대전’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문동주(한화), 김도영(KIA)을 필두로 KT 특급 마무리 박영현, 롯데 외야수 윤동희, 삼성의 내야를 책임지는 김영웅과 이재현, 좌완 최연소 20홀드를 기록한 두산 이병헌, 그리고 군 제대 후 MVP급 타자로 변신한 안현민까지 20대 초반 선수들의 잠재력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안현민. ⓒ 뉴시스
현재 한국 야구는 이들을 주축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내년 개최되는 2026 WBC 예선을 대비해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에 03년생 선수를 무려 5명(문동주, 박영현, 이민석, 김영웅, 안현민)이나 선발했다.
무엇보다 포지션의 다양함이 돋보인다. 문동주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몇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 차기 국가대표 에이스 자리를 찜했고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는 안현민은 4번 타자 자리가 알맞다.
박영현 또한 류지현 감독의 신임을 맡아 국가대표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이번 소집에서는 제외됐으나 김도영과 이재현은 공격과 내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인재들이다.
야구대표팀은 2020년대 들어서도 30대 중반을 넘긴 김광현, 양현종, 김현수가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경쟁력을 잃은 채 방황했다. 길었던 암흑기를 03년생 선수들을 주축으로 끊어낼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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