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심 여론조사 뒤처진 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서울 탈환' 불안감
與, '오세훈 부동산 비판' 안 먹히자
한강버스 공세전환…"발목잡기 그만"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청년안심주택 임차인보호 및 재구조화 대책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네거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책 발표에 서울 민심이 요동치자 집값 상승 책임을 오 시장에게 돌리다가 여론의 반향이 미미하니 한강버스 운항을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하며 '구두 공세'를 이어가는 식이다.
민주당이 오 시장을 향해 연이어 비판수위를 올리는 배경은 지방선거에서 서울 탈환 가능성이 불투명한 데 따른 불안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에 달갑지 않은 결과들이 나온데다, 인지도 측면에서도 오 시장과 견줄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은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국민의힘 소속 오 시장을 뛰어넘는 민주당 소속 후보는 현재로선 부재한 상황이다. 야권으로부터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꿈'을 멀어지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재명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책이 잇따르면서 민주당을 향한 서울 민심이 더 가라앉았다는 평가다.
여당에 호의적이라 보기 힘든 서울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맞붙었을 경우 오 시장이 모두 앞서면서다. 미디어토마토와 뉴스토마토가 지난달 28~29일 ARS 100%로 서울시 거주민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 오 시장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양자대결에서도 모두 오차범위 안팎에서 우위를 보였다.
우선 민주당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박주민 의원과의 대결에선 오 시장이 46.8%, 박 의원이 42.0%였다. 당내 또 다른 후보군으로 꼽히는 서영교 의원과의 대결에선 오 시장이 47.6%, 서 의원이 40.4%였다. 또 전현희 의원과의 대결에선 오 시장이 47.4%, 전 의원이 39.0%였고, 박홍근 의원과의 대결에선 오 시장이 46.7%, 박 의원이 35.9%였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 설문에 응한 서울시민들의 정당 지지도 확인 결과 민주당이 40%, 국민의힘 36.8%, 개혁신당 4.7% 조국혁신당 2.4%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서울 민심은 일단 오 시장을 향해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라는 평가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오 시장의 맞수로 평가되던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현재로선 박주민 의원이 범여권 내 유력 주자로 등극한 모양새다. 다만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달린다는 평가다.
특히 이재명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 효과와 보유세 개편 등 선거에 민감한 부동산 규제 강화 대책 논란도 변수다. 오 시장을 둘러싼 한강버스 논란, 명태균 씨와의 연관성 의혹 등도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오 시장을 향한 민주당의 파상공세가 지속되고 있다. 임세은 선임부대변인은 오 시장이 전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것에 대해 "서울시정 최고 책임자가 논란에 휩싸여 시정 동력이 저하되는 건 결국 서울시민 피해로 돌아간다"며 "서울시장 4선을 하면서도 뚜렷한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울보 시장' '오세즙'이란 별명을 갖게 된 이유를 성찰하라"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을 '한강버스 관련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주택토지공사에 경제적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다. 이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민의 여가와 교통을 정쟁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정치적 발목잡기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오 시장에 대한 집단 공세에 나선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탈환을 실패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 탓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한국갤럽 5주차 여론조사(10월 28~30일 실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31%)이 국민의힘(32%)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선 4주차 조사에서 민주당이 41%, 국민의힘 20%로, 여야 지지율이 두 배(20%p) 가까이 났던 격차가 역전돼 버린 것이다. '서울 승리가 곧 지방선거 승리'라고 평가할 만큼 서울의 상징성이 큰 탓에 민주당 입장에선 오 시장을 집중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재로선 민주당에 오 시장의 인지도나 체급에 견줄만한 인물이 부족해보인다"면서도 "아직 선거 기간이 남아 있고 민주당이 어떤 전략을 꾸리는지,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향해있는지 등에 따라 판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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