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시켜놓고 도망친 한국 남자들, 얼굴 공개 '차례차례'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이른바 '코피노(Kopino)'와 그들의 아버지로 지목된 한국인 남성들의 얼굴이 공개됐다.

ⓒSNS

시민단체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구 배드파더스)'의 구본창(62) 활동가는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코피노의 한국인 아버지들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의 소재 파악, 친자 확인 소송, 양육비 청구 활동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에 출생한 아들을 두고 한국으로 떠난 최모씨를 찾고 있다"면서 한 남성이 코피노 자녀를 안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구본창 활동가는 지난 21일과 23일에도 각각 2010년생과 2018년생 코피노 딸을 둔 아버지를 찾는 게시물을 올리며 얼굴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처럼 사진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그는 "필리핀 싱글맘들은 아이 아버지의 여권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모른다"며 "이렇게 얼굴을 노출해 SNS에 올리는 것이 아이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8년생 딸은 병원비가 없어 아픈데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본창 활동가는 이러한 활동 과정에서 '아이를 필리핀에 두고 온 사실을 알리는 것은 사생활 침해이자 사실적시 명예훼손인 걸 모르냐'는 협박성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변호사에게 문의한 결과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판사의 판단에 따라 유죄가 될 수도, 무죄가 될 수도 있다"며 "진퇴양난이라 고민했으나 물러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구본창 활동가는 필리핀에서 '코피노 엄마'들의 양육비 청구 소송을 지원해온 인물이다. 2018년부터는 '배드 파더스'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 정보를 공개해 왔다. 이 때문에 구본창 활동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