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K-미식 전통주 벨트’ 안동편 정규상품 운영 한창
민속·명인 안동소주, 칵테일까지 아우른 체험형 프로그램
쌀 소비 확대·외국인 관광객 유치·지역 문화 확산 동시 겨냥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4 영호남 상생협력 화합대축에 안동소주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전통주가 관광상품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단순히 술맛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의례, 체험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확장되면서 지역 문화유산과 쌀 소비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의미를 띠고 있다.
최근 ‘K-미식 전통주 벨트’의 첫 운영지로 안동이 선정되면서, 전통주의 가치가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
민속주 안동소주 체험 현장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누룩을 밟아볼 수 있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전통 안동소주, 1200년 맥을 잇다…누룩·증류 원액으로 이어온 무형문화재
안동소주의 뿌리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랍·페르시아의 증류 기술이 실크로드를 통해 유입돼 제례와 접빈례에 쓰이는 술로 뿌리내렸고, 고려와 조선을 거쳐 가양주의 전통으로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주세 제도와 1960년대 쌀 부족기에도 명맥은 끊기지 않았으며, 1987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돼 국가적 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민속주 안동소주는 누룩을 직접 밟아 띄우고 고두밥과 물을 섞어 발효한 뒤 증류해 얻은 원액을 그대로 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초기 도수는 70도 안팎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내려가 45도 지점에서 회수하는 ‘정유 원액’이 핵심이다. 물을 섞어 도수를 맞추는 희석식 소주와 달리 발효·증류 과정만으로 도수를 조정한다는 점에서 전통성이 부각된다.
체험 현장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누룩을 밟아보며 ‘술맛을 좌우하는 것은 누룩’이라는 설명을 몸으로 이해한다.
또한 소규모 상차림을 곁들여 술이 제례와 손님 접대의 매개였음을 확인하게 한다. 1996년 문을 연 안동소주 박물관에서는 술병·의례·음식문화 자료가 전시돼, 술이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지역 생활문화의 일부였음을 보여준다.
안동소주의 또 다른 계보는 ‘명인 안동소주’다. 명인 안동소주의 제조법 또한 누룩·증류 방식은 전통 그대로 유지하되 위생과 숙성은 현대적 기준을 접목한다. 식약처 인증 스테인리스 저장고를 활용해 일정한 품질과 생산량을 보장하고 일부 제품은 1년 이상 숙성해 풍미를 강화한다.
방문객은 먼저 45도 원액을 스트레이트로 맛본 뒤, 같은 술이 칵테일·하이볼 등으로 변주되는 과정을 체험한다. 단순히 ‘강한 술’이 아니라 조합과 연출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술임을 알게 된다.
명인 안동소주를 활용해 주류를 판매하는 브랜드 잔잔에서 솥을 활용한 칵테일.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칵테일로 확장된 전통주…‘잔잔’이 보여주는 MZ세대·관광객 위한 제안
명인 안동소주를 활용한 칵테일 전문 브랜드 ‘잔잔’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 칵테일 ‘안동 한량’은 45도 소주에 아마레또와 검은콩 두유를 더해 부드럽게 풀어낸 레시피다. 2023년 안동소주 칵테일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새벽 안개 속 몰래 마시는 술’이라는 콘셉트와 스모크 연출을 결합해 전통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잔잔은 이 외에도 하이볼, 따뜻한 칵테일,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까지 선보이며 전통주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확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다국어 설명 서비스, 맞춤 라벨링 병 등 관광형 상품화도 적극 도입해 전통주를 ‘체험형 문화 콘텐츠’로 끌어올렸다.
K-미식 전통주 벨트 프로그램 중 하나. 명인 안동소주를 활용해 칵테일(하이볼) 제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K-미식 전통주 벨트’ 쌀 소비 확대·K-컬처 관광 자원으로의 가능성
안동에서 시작된 K-미식 전통주 벨트는 단순한 관광상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전통주를 지역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면서, 술을 통해 문화와 스토리를 전달하고 내수 소비를 촉진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쌀 소비와의 연결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전통 증류주의 주원료는 쌀이며, 공급 과잉된 쌀을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으로 전환한다는 측면에서 농업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객이 현장에서 직접 술을 빚고, 시음하며, 기념품으로 구매하는 경험을 통해 쌀의 소비 구조가 확장되는 것이다.
또한 전통주가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K-컬처’의 한 갈래라는 점도 부각된다. K-팝, K-드라마와 더불어 K-푸드가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전통주는 한국적 스토리와 지역성을 담아낼 수 있는 강력한 콘텐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K-미식 전통주 벨트인 안동 더 다이닝은 안동 종가 음식 체험, 병산서원·선성수산길 탐방, 명인 양조장 견학 및 안동소주 시음, 가양주·막걸리 체험 등 전통주와 미식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동 전통주 깊이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주 벨트가 K-미식벨트 대표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
제작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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