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난 여론조사 아닌 선거기획 전문가"…공천개입 의혹 부인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5.10.23 08:49  수정 2025.10.23 08:50

김건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증인 출석

여론조사 무상 제공 관련 특검팀 질문에 격분

"이재명·김문수 캠프 여론조사도 뇌물이냐"

공천 개입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명태균씨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공천 개입 의혹 중심에 있는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은 '여론조사 전문가'가 아닌 '선거기획 전문가'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김 여사에게 전달된 여론조사 몇 개를 대가로 공천을 요구했다는 논리에 무리가 있다며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증언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명씨로부터 2억744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건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명씨는 여론조사가 진행된 미래한국연구소는 자신이 운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해진 여론조사도 공표 10건, 비공표 4건뿐이라며 특검이 제기한 58건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특검이 주장한 불법 정치자금 2억74400만원도 계산이 잘못됐다는 게 명씨의 주장이다.


명씨는 여론조사 결과가 김 여사뿐 아니라 다른 지인에게도 함께 전달됐다고 했다. 아울러 여론조사를 전달한 것이 공천 개입이나 대가가 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능별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거캠프에 들어간다. 그분들이 시장조사나 여론조사, 논문 같은 걸 갖고 들어간다"며 "그러면 이재명 캠프, 김문수 캠프 출신 인물들 모두가 뇌물을 들고 간 것인가. 나중에 그들이 인수위, 정부 부처에 들어가면 다 뇌물인가"라고 반문했다.


명씨는 증인신문 내내 자신이 억울하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격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차례 특검의 질문에 되묻고 소리지르며 재판부에게도 "이게 과연 공소사실과 어떤 관련이 있나. 나에게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창원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신의 재판에서도 이미 다 증언한 내용이라고도 했다.


명씨는 김 여사에게 전달된 여론조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특검의 주장에 "당시 모든 여론조사는 모두 윤석열 후보에게 나왔다"며 "전화면접은 이재명 후보의 소위 개딸, 절대 지지층 때문에 다를수 있지만 ARS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는 새 바람을 일으키는 사람이 높게 나온다"고 했다.


한편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공모해 특정 정치인의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창원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 문제가 된 여론조사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 김태열 소장은 사실상 명씨가 실질적으로 업체를 운영했다고 주장한다. 명씨는 이날 오후 재판에 앞서 법정에 앉아있는 김 소장을 향해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