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코로나19 이후 최대 하락폭
단기 급등 따른 차익실현 여파
금ETF 옵션시장 불균형도 영향준 듯
"중장기적 금값 상승 요인 지속될 것"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금값이 조정을 맞은 가운데 향후 투자 방향성에 관심이 모인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폭락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증권가는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장기적 관점의 접근을 추천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금시장에서 1kg 금 현물(99.99%)의 g당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70원(%) 오른 19만7860원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 급락세에 국내 금값도 키 맞추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2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인 끝에 소폭 반등한 모양새다.
앞서 국제 금값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사상 최고가(4398달러)를 기록한지 하루 만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낙폭(5.7%)을 보여준 바 있다.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을 웃도는 '김치 프리미엄'도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금값이 역대 최고 종가(22만7000원)를 기록한 지난 15일 김치 프리미엄은 20%에 육박했지만, 이날에는 3%대까지 내려앉았다.
급등세를 이어 온 은값도 금값과 함께 우하향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은 3.75g당 가격은 지난 18일 1만2690원까지 올랐다가 이날 한때 1만920원까지 내렸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최근 금·은 가격 하락세에는 차익실현 물량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금·은 가격 하락 배경으로는 일단 단기 차익실현 욕구가 지적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금 가격은 약 60% 가까이 급등하면서 주요자산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 중이었다"고 말했다.
단기 급등 여파로 초래된 옵션시장 불균형이 급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급락 배경에는 대표적인 실물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셰어즈(GLD)'의 옵션 시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개월 금값이 뛰는 동안 시장에선 GLD 콜 옵션 대량 매수가 이뤄졌고, 콜 옵션을 판매했던 옵션 매도자들은 대규모의 숏 감마 포지션을 보유하게 됐다. 최근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고점이던 금값이 하락 전환하자, 숏 감마 포지션을 보유한 옵션 매도자들이 헤지를 위해 금 실물 및 GLD를 대규모로 매도해 금값 하방 압력이 더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온라인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준비자산과 관련해 금을 팔고 비트코인을 사들일 거란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홍 연구원은 "음모론적 추정을 받아들일 경우, 금 가격 하락은 중장기적 가격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현실화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중장기적인 금값 상승 요인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도 "단기 과열 해소를 위한 건전한 가격 조정일 뿐 귀금속 섹터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은 부재하다고 판단한다"며 "미 연방준비제도 주도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강세 사이클이 전개되는 귀금속 섹터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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