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일 혼돈…하루가 멀다 하고 큼직한 일들 터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국가 정보시스템 30% 이상 '먹통'
이재명 정부 '국가 주도 AI 시대' 열어가겠다는 구호 무색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대한민국은 연일 혼돈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큼직큼직한 일들이 터진다. 화재로 인한 국가전산망 먹통 사태부터 미국과의 오리무중 관세 협상, 거대 의석 수를 무기로 한 계속되는 졸속 입법…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로 정부 업무 시스템이 마비됐다. 가동이 중단된 시스템은 647개로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 1600개 중 3분의 1 이상이 먹통이 된 것이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정부는 현재 체계적인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줄곧 '국가 주도 인공지능(AI)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외쳐왔다. 그런데 아직도 '백업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국가 행정 시스템이 이 지경으로 마비를 겪고 있다니, 그 구호가 무색하다. 게다가 민간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안'이 돼 정부의 대국민 공지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니, 기본적인 재난 대비 시스템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방증 아닌가.
3년 전, 카카오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이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 서비스가 장기간 먹통이 됐고, 카카오 측은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 빠르게 마련해야 했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 직후, 정부의 데이터센터 화재 대응 체계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당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국가 주요 시스템은 모두 상호 실시간 백업이 이루어져, 재난재해 발생 시 실시간 자료를 활용해 3시간 이내 복구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떤가.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3시간 이내 조기 복구는커녕, 언제 정상화될지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2023년 11월에는 전국 지자체 행정 전산망인 '새올 지방행정정보시스템'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24'가 마비돼 서비스가 중단됐었다.
당시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인 시절이었는데 "대통령이 사과하고, 사태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즉각 경질하는 게 온당하다"라며 "일하라고 준 권한인데, 일 못하거나 잘못했으면, 탓하지 말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라고 다그쳤었다.
2023년에 2개의 서비스가 중단된 것과 이번 사태의 규모와 피해는 비교 불가, 천지 차이다.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 중 30% 이상이 중단된 초유의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정부는 어떤 태도와 수습 능력을 보일 것인가. 그때는 야당 대표였기 때문에 그 말이 맞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할 것인가.
이번 참사급 행정 시스템 마비 사태로 명심해야 할 것은 국가적 재난이나 문제가 발생해도 그때그때 상황을 모면하고, 땜질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안일한 생각과 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밖으로 'IT 강국', 국가 주도 'AI 시대'를 외치기 전에, 내실부터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 먼저다.
국민에게 홍보하기 위해 비전과 실적만을 앞세우는 것은 쉽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진짜로'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줄곧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외쳐왔지 않은가. 이제는 구호가 아니라, 책임으로 증명할 차례다.
글/ 송서율 국민의힘 전 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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