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정자원 화재 발생 10시간 만에 초진…리튬배터리 384개 소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09.27 12:20  수정 2025.09.27 14:05

27일 오전 6시30분쯤 큰 불 잡았으나 8시40분쯤 재발화…현재 배연작업 주력

배터리서 케이블 분리해 방수작업 시도했으나 폭발 위험 있어 분리작업 중단

서버 내부 장시간 고온 지속되며 대부분 소실, 데이터 복구 상당 시간 걸릴 듯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연합뉴스

지난 26일 정부 전산 시스템을 관리하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가 약 10시간 만에 초진됐다.


27일 대전시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8시20분쯤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발생한 불이 이날 9시간50분 만에 꺼졌다.


시 소방본부는 인원 200여명과 소방차 등 차량 64대를 투입해 오전 6시30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오전 8시40분쯤 재발화하자 옥내 소화전을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고, 현재 연기를 빼는 배연작업에 주력 중이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한번 불이 나면 꺼지기 어렵고,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산화탄소 소화기나 할로겐 소화기 등 가스 소화설비는 근본적으로 진화에 한계가 있고, 다량의 물로 진화하거나 수조에 담가 냉각시키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량의 물을 투입할 경우 국가자원 데이터가 훼손될 수 있어, 서버 보호를 위해 대량 방수를 하지 못하다 보니 한때 전산실 내부 온도가 160도에 달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케이블을 분리해 방수작업을 시도했으나, 불꽃이 발생하는 등 폭발 위험이 있어 분리작업을 중단했다.


결국 배터리 열폭주가 계속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192개가 쌓여 있는 전산실 좌측에서 발생한 불이 우측편까지 확대돼 384개가 모두 탔다.


서버도 내부 온도가 장시간 고온으로 지속되면서 거의 소실된 상황이다.


김기선 긴급구조통제단장은 "국가자원이다 보니 데이터 손실을 막기 위해 다량의 물을 투입하기 어려웠고, 이산화탄소 등 가스 소화설비를 사용하다 보니 신속한 진화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연기와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한편, 내부 배터리팩을 물에 담가 반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데이터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로 전산실 항온·항습기가 고장 나면서 현재 서버를 차단한 상태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장비를 조달해 데이터를 긴급 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불이 완전히 꺼진 뒤에야 시스템 복구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배터리 교체 작업을 위해 전원을 차단하던 작업 도중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작업하던 업체 직원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었다.


행정안전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대전 본원에 입주한 정부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 홈페이지와 정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 24가 장애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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