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전세계 복무 장성 800명 이례적 소집…도대체 무슨 일?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26 16:01  수정 2025.09.26 16:01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월26일 미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 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25일(현지시간) 세계 각지에서 복무 중인 미군 장성 수백명에게 며칠 내로 모이라는 긴급 소집령을 내렸다. 구체적 소집명령 이유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전투 지휘관급 장성 대부분에게 예외없이 소집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안보 공백과 군 지휘구조 재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44명의 4성급 장군을 포함해 미군 준장(1성급) 이상의 장성급 미군 장교 약 800명에게 오는 30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로 모일 것을 명령했다. 회의에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세계 각지의 미군 기지에서 복무하는 장성 대다수들이 참석하며 분쟁지역 장성들도 포함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통상적으로 미군은 반기마다 전구(戰區·전쟁구역)사령관과 군 수뇌부 일부가 워싱턴에서 정례적으로 만나지만, 이번처럼 군 장성들의 대규모 대면 회동은 미군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초유의 사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 장관이) 내주 초 군 고위 지휘관들에게 연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집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방부 현안 브리핑이나 장교 대량 해임, 집단 체력 검증까지 추측이 무성하다. 한 간부는 “장성급 오징어 게임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군 내부에서는 이번 계기에 최소 200명 이상의 장성이 해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직후 장성급 감축을 추진하며 대대적인 군 수뇌부 교체 작업을 해왔다. 4성 장군 20% 감축 방안을 내놓고 전체 장성·제독의 10%를 줄이겠다고 밝히며 흑인 최초 합참의장 찰스 브라운, 첫 여성 해군참모총장 리사 프란체티 등 고위 장성 다수를 해임했다. 이 때문에 이번 대규모 소집이 해임 및 재배치 통보 자리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를 포함한 중동과 동유럽 등 분쟁 지역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장성들까지 모두 이동할 경우 현장에서 단기 지휘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사 및 안보 전문가들은 “이례적 규모의 단일 집결이 군 기밀, 현장 지휘, 연합작전 공백 등 다양한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의 계획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그가 당초 헤그세스 장관이 미군 고위 간부가 아닌 외국군 장교들을 회의에 초대했다고 착각한 듯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전 세계 장군, 제독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J D 밴스 부통령은 이번 소집이 미 장성들을 대상으로 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그제서야 그도 상황을 파악한 듯 “그들이 원한다면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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