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상대 '공천 영향력 행사·尹 공모 여부 등' 추궁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경북도의원·봉화군수 소환
전 비서관 학폭 사건 무마 의혹 관련 학폭위 간사 조사
오는 26일엔 '종묘 차담회' 관련 궁능유적본부장 소환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이우환 화백 그림을 뇌물로 받은 혐의와 관련해 김 여사를 피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관련자도 소환 조사 중이다. 오는 26일엔 '종묘 차담회 의혹'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주요 혐의 외 나머지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시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특검팀은 오전 10시 조사를 시작해 오후 2시10분 조사를 마쳤고, 김 여사는 오후 2시30분 조사실을 떠났다.
이번 출석은 지난달 29일 김 여사가 구속기소된 후 27일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공천 청탁을 대가로 김 전 검사로부터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에 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여사 친오빠 김진우씨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발견하고 그림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했다. 이 그림은 김 전 검사가 1억원대에 구입해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그림 수수자로 보고 있다. 또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작년 4·10 총선 공천에 개입하고 이후 국가정보원 취업에도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김 여사가 김 전 검사의 공천 과정과 국가정보원 취업에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사실관계 파악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모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성립하는데,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었던 만큼 혐의를 적용하려면 윤 전 대통령 등 공직자와 공모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 박창욱 경북도의원 및 구속 피의자 김모씨를 소환 조사 중이다. 오후 2시에는 박현국 봉화군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특검팀은 정치 브로커 김씨가 당시 박 도의원, 박 군수 등으로부터 금품을 건네 받고 전씨에게 경북 지역 국민의힘 공천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사건'에 김 여사가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간사였던 우모 경기 성남교육지원청 장학사를 오전 10시부터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 중이다.
해당 의혹은 지난 2023년 7월 경기 성남시 분당의 모 초등학교에 3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딸이 2학년 학생을 화장실에 감금하고 리코더, 주먹 등으로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힌 학폭 사건과 관련돼 있다.
폭행은 7월10일, 17일 2차례 이어졌고 같은 달 19일 교장은 관계 법률에 따라 가해 학생을 피해 학생으로 분리하기 위한 긴급조치 차원에서 출석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학교는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관할 교육지원청인 성남교육지원청에 학폭위 소집을 요청했다.
심의 회의는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은 9월에 열렸고, 조치도 최고 수위 '강제전학'이 아닌 '학급교체'로 나왔다. 이에 고위직 부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이날 우 장학사를 상대로 학폭위 심의가 늦어진 배경과 김 전 비서관 딸이 1점차로 최고 수위 징계인 '강제전학'이 아닌 '학급교체'가 결정된 배경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오는 26일에는 '종묘 차담회 의혹'과 관련해 국가유산청 산하 궁능유적본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작년 9월3일 서울 종로구 훈정동에 있는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한 사실이 알려져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의혹은 작년 12월11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폭로됐다.
차담회가 열린 당일은 화요일로 종묘 휴관일이었다. 일반인 관람은 제한됐으며 김 여사 방문 사실은 직원들 사이에도 당일까지 공지되지 않았다. 종묘 관계자 등 진술에 따르면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은 외국인 2명과 통역, 스님과 신부 등 총 6명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대통령실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궁능유적본부 허가를 얻어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궁능유적본부는 조선의 궁궐과 종묘, 사직, 왕릉 등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종묘도 궁능유적본부장 허가가 있어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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